이스라엘의 핵무기 보유를 암시하는 이례적인 발언이 이스라엘 총리 입에서 나왔다고 2일(현지 시간) CNN 방송이 보도했다.
야이르 라피드(사진) 이스라엘 임시 총리는 1일 이스라엘원자력위원회(IAEC) 신임 위원장 취임식에서 이스라엘의 핵 능력을 시사하는 ‘다른 능력’을 언급하며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말을 남겼다.
라피드 임시 총리는 “우리의 (군사)작전 무대는 방어력과 공격력, 그리고 해외 매체에서 ‘다른 능력’이라고 부르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면서 “이러한 ‘다른 능력’은 우리를 생존하게 하며 우리와 우리 아이들이 이곳에 있는 동안 우리를 존속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이미 1960년대에 핵 기술을 개발해 핵무기 수백 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핵무기 보유국으로 추정되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이스라엘은 그동안 단 한 번도 핵무기 보유 사실을 공식적으로 선언하지 않았다. 라피드 임시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핵과 관련해 ‘전략적 모호함’을 추구해왔다고 CNN 방송은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핵무기 보유 여부를 밝혀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놓일 경우 모호하거나 완곡한 표현을 사용해 왔다. 실제 1960년대 초 시몬 페레스 당시 국방부 차관은 “이스라엘은 이 지역에 핵무기를 도입하는 최초(국가)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도 내각 연설에서 이스라엘을 ‘핵보유국’이라고 지칭한 후 ‘에너지원’에 대해 말한 것이라며 발언을 정정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한동안 침묵을 지켜온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도 참석해 핵과 관련한 언급을 했다. 베네트 전 총리는 “1년 전 우리는 이란의 핵 문제를 다루기 위한 대비책을 강화하는 것으로 목표로 일련의 결정을 내렸다”며 “우리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이란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엄청난 양의 자원을 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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