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을 사려는 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매수 심리를 지수화한 매매수급지수가 서울에서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매도 물량 또한 지난달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를 기점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매수세 위축이 이보다 급격하게 나타나는 양상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6으로 지난주(85.0)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91.1을 기록한 5월 첫째 주 이후 13주 연속 하락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85.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9년 7월 둘째 주(83.2) 이후 약 3년 만이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간 역학 관계를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0)보다 낮을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권역별로 보면 용산·종로·중구가 있는 도심 권역을 제외한 서울 모든 권역에서 하락세가 이어졌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있는 동북권은 지난주 78.9에서 이번 주 78.0으로 0.9포인트 내렸고 마포·서대문·은평구가 있는 서북권 또한 같은 기간 78.6에서 78.0으로 0.6포인트 떨어졌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가 있는 동남권 지수는 91.9에서 91.6으로 하락했다. 반면 도심권역지수는 81.4에서 83.2로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는데 이는 용산정비창 개발 계획안 발표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통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 2098건으로 한 달 전 기록한 6만 4267건 대비 2169건(3.4%) 감소했다. 공인 업계에서는 지난달 21일 정부가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종부세 부담을 낮추는 방향의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영향을 받아 일부 다주택자 매물이 회수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매물이 줄어드는 것보다 매수 심리가 더 큰 폭으로 위축되며 수급지수와 거래량은 모두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부동산광장 통계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33건으로 신고 기한 30일을 감안해도 1000건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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