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이상기후에 갇혔다. 중부지방에는 유례없는 집중 폭우가 쏟아졌는데 남부지방은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다. 3~4월에는 남해안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50년 만에 가뭄을 겪었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며 3~5월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6월 열대야도 사상 처음으로 나타났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11일까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강원 내륙 등 중부지방에 100~300㎜의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기남부·강원북부내륙 등 일부 지역의 강수량은 350㎜ 이상으로 예보됐다. 이미 서울 지역에만 400㎜ 이상의 비가 내린 가운데 피해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는 11일까지 중부지방에 머물다 12일 남부지방으로 남하하며 약화될 것으로 예보됐다.
이상기후 현상으로 높은 기온에 일찍 개화하며 전남·경남 지역에서는 꿀벌이 사라지는 기현상도 발생했다. 남부지방은 이미 아열대기후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폭우를 포함한 이상기후가 이후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가속화되는 지구온난화가 주요 원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면 대기가 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이 늘어난다”며 “지구온난화로 비의 총량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국토연구원이 지난달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일 강수량은 단기(2021~2040년)적으로 17.7%, 장기(2081~2100년)적으로는 20.6%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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