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린 폭우로 서울에서만 사망자가 5명이 발생한 가운데 동작구 상도동 주택침수로 사망한 1명도 반지하에 거주했던 것으로 9일 확인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A(52) 씨는 전날 밤 폭우로 반지하 주택에 물이 들어찬 뒤 빠져나오지 못해 변을 당했다.
함께 사는 고령의 모친은 반려견과 함께 집을 빠져나왔으나 A씨는 뒤따라 나오다가 갇혔다. 옆집에 사는 여동생의 신고로 119 구급대원이 출동해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했지만 A씨는 끝내 사망했다. 시신을 살핀 결과 A씨 사인은 익사로 추정됐다.
관할 주민센터에 따르면 A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웃들은 A씨에게 지적 장애가 있었다고 전했다.
관악구 신림동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발달장애가 있는 일가족 3명이 반지하 주택에 갇혀 숨졌다. 40대 여성과 그 여동생 B씨, B씨의 10대 딸이 숨진 채 차례로 발견됐다.
B씨는 전날 빗물이 들이닥치자 지인에게 침수 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했고, 지인이 같은 날 오후 9시 6분께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집 안에 가득 찬 물을 빼내기 위해 소방 당국에 배수 작업을 요청했다.
당시 관악소방서는 관내 산사태로 인한 토사 붕괴와 하천 범람, 화재, 배수 지원 등으로 모든 차량이 출동한 상태였기에 인근 구로와 양천소방서가 지원에 나섰다. 두 소방서의 지원 인력이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소방 당국이 배수 작업을 마치고 이들 가족을 발견했을 때는 모두 숨진 상태였다.
반지하엔 B씨 자매의 모친까지 총 4명이 거주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시 모친은 병원 진료로 외부에 있어 화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동작구에서도 60대 구청 직원이 폭우에 쓰러진 가로수 정리 작업을 하다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감전으로 추정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9일 오후 3시 기준 사망 8명(서울 5명·경기 3명), 실종 7명(서울 4명·경기 2명·강원 1명), 부상 9명(경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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