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세계유산축전이 9월부터 경북 안동·영주, 수원, 제주 일원에서 현대무용가 안은미의 신작 ‘부석사 명무전 ? 기특기특’을 비롯한 다양한 공연 및 행사와 함께 열린다. 과거 행사들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문에 비대면으로 바뀌거나 취소됐던 반면 올해는 여러 가지 대면 행사들을 구성함으로써 국내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전달한다는 취지를 살려낸다는 계획이다.
문화재청·한국문화재재단은 1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세계유산을 주제로 한 ‘2022 세계유산축전’ 행사를 이들 세 지역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세계유산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관람객들이 쉽게 즐기며 세계유산에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중 특히 눈에 띄는 건 경북 영주 출신의 세계적 무용가 안은미의 신작 ‘부석사 명무전 ? 기특기특’이다. 부석사 일주문을 출발해 무량수전에 이르는 약 400m의 길을 이동하면서 관람하는 공연으로, 이동하는 길목과 계단 등 곳곳이 무대가 되는 셈이다. 부석사의 설화와 설화와 역사·문화적 가치를 스토리텔링을 담은 몸짓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공연의 일부를 시연한 안은미는 “부석사에 담긴 이야기를 현장에서 실감할 만한 입체적인 공연이 지금껏 없었다”며 “장소의 역사성을 공연으로 만듦으로써 그 의미를 확대재생산하는 계기를 삼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종의 물질적 유산인 부석사에 사람의 숨결을 불어넣으면 여태껏 못 봤던 새로운 이야기의 입체적 조각이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안은미의 공연 외에도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병산서원, 영주 부석사·소수서원에서 ‘이동하는 유산’을 주제로 다음 달 3일부터 25일까지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하회마을에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세계유산축전 주제관’이 개관해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10월 1~22일에는 수원 화성에서 ‘의궤가 살아있다: 수원화성, 즐기다’라는 주제로 ‘거장(巨匠) - 거룩한 장인들’ 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인다. 세계자연유산인 제주도에서도 10월 1~16일 한라산, 성산일출봉, 거문오름과 용암동굴 일원에서 용암이 분춡한 흔적을 걷는 투어 프로그램 ‘불의 숨길, 만 년의 시간을 걷다’ 등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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