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상수원인 낙동강 유역의 녹조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부산시에 따르면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오전 부산의 취수원인 매리취수장과 덕산정수장을 방문해 낙동강 유역의 녹조 대응 상황을 비롯한 정수처리공정 전반을 점검했다.
부산시의 취수원 물금·매리 지점은 6월23일 조류경보제 ‘경계’ 단계가 발령된 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경계 단계는 남조류 세포수가 mL당 1만 세포수 이상일 경우 발령된다. 낙동강 유역에는 예년 5월에서 7월 대비 60%에 불과한 강수량과 이른 폭염으로 인한 높은 수온 등으로 녹조를 유발하는 남조류가 증식하기 좋은 여건이 조성된 탓이다. 지난 8일 이 지점의 mL당 세포수는 44만7075개로 조류경보제가 시행된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남조류에 의해 생성되는 조류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LR은 7.7ppb로 2013년 이 물질이 먹는물 감시 항목으로 지정된 이후 최고농도를 나타냈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조류감시 주기를 강화해 남조류 개체수를 매일 검사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조류독성물질 검사항목을 5종에서 9종으로 확대해 주 2회 분석 중이다. 남조류가 증식하기 시작한 올해 6월 이후 분석결과에 따르면 취수원에서 마이크로시스틴-LR 등 조류독성물질 3개 항목이 검출된 적은 있지만, 수돗물에서는 한 번도 검출되지 않았다. 지난 2일 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의 분석결과에서도 조류독성물질은 취수단계에서 완전히 제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박 시장은 현장을 찾아 낙동강 유역의 고농도 조류 발생 현황과 취수원 일대의 조류 유입에 따른 대응 상황을 직접 챙겼다. 매리취수장에선 조류유입방지 시설 운영 현황을 점검했고 덕산정수장에선 응집제 등 정수약품 비축현황과 녹조대응시설(가압공기부상장치·DAF), 분말활성탄 투입시설 등 정수처리공정 전반에 대한 대응체계를 살폈다. 박 시장은 “조류발생 상황이 지속될 것에 대비해 취·정수장은 물론 배수지 등 수돗물 생산·공급시설 전반에 대해 빈틈없이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고농도 조류의 정수장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류차단막과 살수시설을 가동하고 있으며 유입된 조류의 완벽한 제거를 위해 한층 강화된 고도정수공정을 운영하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심층취수를 통해 고농도 조류의 정수장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취수탑 설치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낙동강 취수탑 설치 타당성 확보와 환경부 협의를 위해 ‘기후변화 대응 최적 취수방안 수립 기본 구상 용역’ 예산 8000만 원을 추경에 편성해 취수탑 건설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맑은물 확보를 위한 황강하류 복류수 및 창녕군 강변여과수 개발 등 취수원 다변화를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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