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약품 전 대표 '직원 불법 임상시험'…1심서 징역 10개월

개발 중인 약 직원에게 불법으로 투약한 혐의

사진 제공=이미지투데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불법 임상시험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진 전 안국약품 대표이사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8단독 김우정 부장판사는 17일 약사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어 전 대표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혐의를 다툴 여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법정에서 이들을 구속하지는 않았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안국약품 중앙연구소의 전 신약연구실장인 A씨에게는 징역 10개월, 안국약품 법인과 임상시험 업체 전 상무 B씨에게는 각각 벌금 2000만 원과 1000만 원이 선고됐다.

이들은 2016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 없이 안국약품 중앙연구소 직원 16명에게 개발 중인 혈압강하제 약품을 투약하고, 이듬해 6월에는 중앙연구소 직원 12명에게 개발 중인 항혈전 응고제 약품을 투약해 임상시험을 한 혐의를 받는다. 어 전 대표는 2017년 5월 항혈전 응고제 개발 과정에서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위해 필요한 비임상시험 결과를 얻는 데 실패하자 데이터를 조작한 뒤 이를 식약처에 제출해 승인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어 전 대표가 미승인 시험을 한 혐의를 인정해 약사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봤으나 비임상시험(동물 상대 시험) 결과를 조작했다는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임상시험 대상자의 건강과 생명 보호를 위한 절차를 위반하고 직원들을 상대로 불법 임상시험을 했다”며 “이에 상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자료만으로 시험 결과 조작이 있었다는 혐의를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재판과 별개로 어 전 대표는 의사들에게 90억 원가량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뇌물공여 등)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