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53·사법연수원 27기) 검찰총장 직무대리가 윤석열 대통령의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정운호 게이트’나 정치적 중립성 우려, 검찰 조직 연소화 등은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전날 송강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단장으로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구성했다. 총괄팀장은 김종우 정책기획과장, 청문지원팀장은 최재훈 정보관리담당관, 정책팀장은 김종현 형사정책담당관, 공보팀장은 박현철 대변인이 각각 맡는다. 대검 측은 일선 청의 부족한 인력 사정 등을 고려해 파견 인력 없이 자체 인력만으로 준비단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총장 직무대행을 하며 검찰 인사에도 적극 관여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는 연수원 동기 사이로 원활하게 소통해온 만큼 ‘식물 총장’ 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인물이라는 평이 나온다. 부드럽고 섬세한 모습과 함께 강한 추진력도 가지고 있어 검찰 내부에서도 신망이 두텁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이 후보자에게도 청문회 등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제가 있다.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은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 수사 정보유출 논란이다. 이 후보자는 2016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정운호 게이트’ 수사를 담당하며 김현보 당시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에게 수사 정보를 여러 차례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같은 사실이 적시된 ‘사법농단’ 신광렬 전 부장판사 등 판결문에는 이 후보자가 김 감사관과 2016년 5월 2일부터 9월 19일까지 40회 이상 통화해 ‘정운호 게이트’ 사건 관련 영장 청구 예정 사실, 법관 비위 관련 수사 정보들을 제공했다고 적시됐다. 김 감사관은 이렇게 얻은 정보를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했다.
이 후보자는 “해당 판사가 실제 재판 업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었기에 인사 조치나 직무 배제, 징계와 감찰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기관 대 기관의 관계에서 필요한 부분만 한정해 통보해 드렸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정보를 제공한 사실 자체는 인정한 만큼 청문회에서는 이 행동이 ‘기밀 유출’이었는지 불가피한 ‘정보 공유’인지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 후보자가 검찰 내 대표적인 ‘윤석열 라인’ 중 한 명이라는 점은 명과 암이 모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식물 총장’ 의혹은 탈피하겠지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는 2007년 수원지검 특수부 근무 시절, 삼성 비자금 의혹 수사를 위해 검찰 내에 꾸려진 특별수사본부에 파견돼 윤석열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되자 검사장급인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승진해 보좌했다.
현직 고검장급 중 막내 기수가 총장으로 지명돼 조직의 연소화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 후보자는 “검찰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서 국민 기본권 보호 책무에 대해 한뜻을 갖고 같은 마음으로 일하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이르면 다음달 초 추석 전에 열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정에 변수가 생기면 추석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 이 후보자는 대검 차장검사 및 검찰총장 직무대리 역할도 그대로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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