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미국 블랙스톤이 영국의 유명 록밴드 핑크플로이드의 음악 저작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수백 조 원대 자산을 굴리는 자본시장의 ‘큰손’이 눈독을 들일 정도로 음악 저작권 시장이 팽창했음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블랙스톤이 핑크플로이드가 발표한 전곡의 저작권 인수 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FT는 블랙스톤이 대형 음반사인 소니뮤직과 워너뮤직·BMG·프라이머리웨이브 등 경쟁사들 사이에서 “인수에 상당히 근접한 상태”라고 전했다.
‘머니’ ‘어나더 브릭 인 더 월’ ‘타임’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고 1995년 해체한 핑크플로이드가 자신들의 음악 저작권에 매긴 금액은 약 4억 7000만 달러(약 6300억 원)다. 이는 지금까지 매물로 나온 음악 저작권 중 최고 수준이다.
FT는 이번 입찰에 블랙스톤이 등장했다는 사실이 음악시장의 빠른 성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저작권 판매 등을 포함한 세계 음반시장 규모는 지난해 전년 대비 18.5% 증가한 259억 달러 규모로 불어났다. 특히 스팅, 데이비드 보위 등 왕년의 아티스트들이 많게는 수천억 원에 자신들의 전곡 저작권을 매각해 음악시장을 ‘노다지’로 만들면서 이곳에 뛰어드는 사모펀드가 속출하고 있다. 핑크플로이드 인수전에 참여한 BMG와 프라이머리웨이브의 ‘돈줄’ 역시 대형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오크트리펀드다. 블랙스톤은 지난해 음악 저작권 투자사 힙노시스를 인수하며 음악 투자를 강화하기도 했다. 힙노시스는 유명 팝 아티스트 엘턴 존과 비욘세의 매니저였던 머크 머큐리어디스가 세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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