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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볼' 찾기…발목 덮는 러프에 선수들 '진땀'

■ KLPGA 한화 클래식 1R

포어캐디 40곳 배치…귀해진 언더파

신인 유서연, 3언더로 '깜짝 선두'

지은희(오른쪽)가 25일 한화 클래식 1라운드 11번 홀에서 러프에 잠긴 볼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한화 클래식 1라운드 10번 홀에서 선수들과 캐디, 포어 캐디가 러프에서 공을 찾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올 시즌 가장 어려운 정도를 넘어 ‘역대급’입니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그냥 무섭습니다.”

25일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 원) 1라운드를 치른 선수들의 반응이다. 18개 홀 중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가 안 나온 홀이 거의 없을 정도로 ‘고르게’ 어려웠다. 80대 스코어를 적은 선수가 무려 20여 명. 언더파는 7명뿐이었다.

주최 측은 대회장인 강원 춘천 제이드 팰리스GC(파72)의 러프를 최대 100㎜까지 길러 놓았다. 골프화를 다 덮고 발목까지 오는 길이다. 여기에 어떤 홀은 페어웨이 폭이 15m에 불과해 그야말로 코스와의 전쟁이다. 지난해 우승자 스코어가 나흘간 19언더파였던 그 코스가 맞나 싶다. 깊은 러프에 빠지면 공을 찾는 것 자체가 미션이다. 이 때문에 주최 측은 볼 위치 확인을 위한 포어 캐디를 무려 40곳에 배치했다. 보통은 10군데 안팎에 배치한다. 한 선수 캐디는 “포어 캐디들이 공을 빨리 찾아줘서 그나마 경기 진행이 원활했다”고 말했다.



유서연. 사진 제공=KLPGA


버디 3개, 보기 3개의 이븐파로 선방한 박현경(22)은 “보기 3개가 모두 깊은 러프에 걸려서 나온 것이다. 잔디를 뽑아서 길이를 재보니 한 뼘 이상이더라”며 “레이업을 해도 페어웨이로 보낸다는 보장이 없어서 더 어렵다. 이번 대회는 보기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덜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상금 73위의 신인 유서연(19)이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3언더파를 쳐 깜짝 단독 선두에 올랐다. 드라이버 샷 정확도가 전체 2위(페어웨이 안착 80.9%)인 유서연은 티샷을 한 번도 깊은 러프로 보내지 않았다. 페어웨이를 지키거나 러프에 가더라도 짧은 퍼스트 컷이라 이렇다 할 위기가 없었다. 상금 1위 박민지(24)와 베테랑 김해림(33)이 2언더파 공동 2위에서 추격했다. 박민지는 “티샷을 러프에 보낸 게 대여섯 번인데 보기는 둘밖에 없었고 버디도 하나 있었다. 보기 해도 기분 나빠하지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경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6년간 한화의 후원을 받아 이 코스를 누구보다 잘 아는 김지현(31)이 하민송(26)·이주미(27)·홍지원(22)과 함께 1언더파를 적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멤버 지은희(36)와 일본 투어의 이민영(30)은 6오버파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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