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집주인보다 더 근심 걱정이 큰 이들, 바로 세입자입니다. 부동산에 가면 전세 매물이 없어서 비싸다고 하는데 과연 그 말을 믿어도 되는지, 내가 들어간 빌라가 ‘깡통’은 아닌지 모든 게 걱정거리입니다. 꼭 집값 하락이 아니더라도 2년에 한 번씩은 이사를 다녀야하는 세입자들에게 원하는 셋집 구하기란 정말 쉽지 않죠. 이런 세입자들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서비스가 나왔습니다. 바로 서울시의 ‘전월세 정보몽땅’입니다.
서울시 전월세 정보몽땅에서는 전월세 실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조만간 시장에 풀릴 전월세 임차물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물론 지역별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 보증금), 전월세 전환율 등도 확인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정확히 어떤 내용이 담겨있고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코주부>와 함께 알아보시죠.
우리 아파트 단지, 하반기 전세 매물 몇개나 나올까?
서울시 전월세 정보몽땅은 서울시 주거포털 첫 화면에서 클릭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각 자치구, 대단지 아파트별로 임대차 예측 물량과 전세가율 자료를 제공하는데요.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로 임대차 예측물량은 6개월에 한 번, 전세가율은 분기에 한 번 발표 예정입니다.
이 중에서도 전월세 구하시는 분들에게 정말 유용한 자료가 아닐까 싶은 것, 바로 전월세 임차물량 예측정보입니다. 전월세 물량이 언제 얼마나 나올지, 대체 어떻게 안다는 것일까요? 서울시가 보유중인 임대차 계약 자료를 바탕으로 갱신계약이 만료되는 시기를 월단위로 분석해 제공하는 거라고 합니다. 특히 동별,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별(위 그래프 참조), 면적별 임차물량 예측 정보까지 상세하게 제공하고 있어 활용도가 높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8~12월 서울 시내 전체 갱신계약이 만료되는 전월세 예측물량은 최대 2만6858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아파트의 경우 강남구(1744건)가 최다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연립·다세대는 노원구(68건)가 물량이 가장 적을 것으로, 송파구(1066건)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본인의 전세 만기가 되는 시점에 거주하는 지역에 전세 물량이 별로 없다면, 인접 지역 중 물량이 많은 곳에서 전세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원하는 지역에 임차 물량이 적다면 현재 사는 곳의 계약 연장을 고려해 볼 수도 있겠죠.
빨간색 진할수록 깡통전세 조심하세요!
아파트가 아닌, 연립이나 다세대에 살고 계신 분들이라면 요즘 깡통 전세 걱정이 많으실 겁니다. 이런 시기에 집을 구할 땐 전세가율을 꼭 확인하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전세가율이란 집값 대비 보증금이죠? 즉 전세가율이 100%면 집값과 전세 보증금이 동일하단 의미입니다.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만일의 사태에 전세금을 돌려받기 힘든 이른바 ‘깡통 전세’라고 볼 수 있죠.
서울시 전월세 정보몽땅에서는 수치와 지도 그래프를 통해 각 구별 전세가율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요. 만약 내가 이사하려는 지역의 전세가율이 80%도 넘어 90%에 육박한다면 계약할 때 우리 집이 바로 그 90%인 집인지… 주의 깊게 살펴야겠죠. 지역과 주택 종류(아파트·연립주택·빌라 등), 전세 연장을 통해 살고 있는 집인지 신규 계약한 집인지도 구분해서 상세하게 전세가율을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서울시가 분석한 2분기 자치구별 전세가율을 살펴보면 아파트 신규 계약은 평균 54.2%, 갱신계약은 38.3%로 나타났습니다. 계약갱신요구권 사용 등의 효과로 신규보다 전세가율이 낮게 집계됐습니다. 연립다세대의 경우 자치구별 편차는 있지만 신규 계약 전세가율은 평균 84.5%, 갱신계약은 77.5%로 아파트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는데요. 특히 최근 신축 빌라가 많은 강서·양천·금천·강동 등 지역에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다른 집도 월세 이 정돈 받아!" 정말 그럴까?
반전세에 살고 계신 분이나 월세로 거주 중이신 분이라면 전월세 전환율 자료에 관심을 가져봅시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변경할 때 적용되는 비율입니다. 전월세 전환율이 높을수록 월세가 비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럼 우리집 전월세 전환율 어떻게 계산할까요? (월세X12개월)÷(전세금-월세보증금)X100, 이 식에 대입해 계산하면 됩니다.
만약 이렇게 나온 전월세 전환율이 서울시 통계보다 높다면 집주인에게 "과도한 월세"라며 협상을 할 수 있겠죠. (물론 이 협상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집주인 맘이지만...요) 월세를 알아볼 때에도 전월세 전환율 수치를 참고해 적절한 월세인지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좀 귀찮을 수도 있고 통계 보는 게 쉽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소중한 내 재산을 지키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늘 <코주부>와 살펴본 통계 자료를 참고하셔서 가을 이사철 집을 옮기시는 분들 모두 '안전 이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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