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 체감 효과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치솟은 물가 탓이다. 급기야 실질임금 인상률이 3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기현상까지 나타났다. 여기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3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7월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올해 1~6월 월 평균 임금총액은 384만6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8% 올랐다. 하지만 물가를 고려한 실질임금은 같은 기간 1.1% 오른 361만3000원에 그쳤다. 2017년 매년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6년래 두번째로 낮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상반기 0.1%가 가장 낮았다.
명목임금이 5.8% 올랐지만, 실질임금이 1% 인상에 그치 이유는 고물가탓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106.45로 6년래 최고다.
특히 4월부터 실질임금 인상률이 마이너스를 이어오고 있다. 4월은 -2%, 5월은 -0.3%, 6월은 -1%다. 3개월 연속은 2011년 사업체노동력 조사 이래 처음이다. 과거에도 실질임금 인상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전례가 있지만 명절과 같은 계절성 요인 때문이었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의 물가상승 탓에 높은 임금상승률에도 실질임금 상승률을 마이너스로 만들었다”며 “물가상승률 전망이 올해 5.2%에서 내년 3.7%로 낮아졌지만 국제 유가 상승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마이너스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려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 상승폭이 대기업 근로자 보다 너무 낮아 상대적으로 고물가로 인한 어려움이 더 크다는 점이다. 상반기 명목임금 인상폭을 보면 상용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의 임금은 9.2% 올랐다. 300인 미만 사업체 근로자의 인상폭인 4.6%에 두 배다. 고용부 관계자는 "300인 이상 사업체는 성과급 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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