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일하는 양육자 10명 중 3명은 직장 내 경쟁력 약화나 동료들의 업무 부담 등을 우려해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사용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하는 양육자 대부분(80% 이상)은 영유아 및 초등 자녀가 돌봄기관을 이용해도 추가 돌봄 조력자가 필요한 상황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31일 대방동 스페이스 살림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서울시 양육자 생활실태 및 정책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 조사는 재단이 지난 6∼7월 0∼12세 자녀를 양육하는 서울시민 2005명(여성 1482명·남성 523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임금 근로자인 양육자 1103명의 72.0%는 출산휴가·육아휴직과 같은 직장의 일·생활 균형 제도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유형별 이용 비율은 출산전후 휴가(45.7%), 육아휴직(36.7%), 배우자 출산휴가(24.0%) 순으로 높았다. 반면 28.0%는 일·생활 균형 제도를 쓴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일·생활 균형 제도 사용시 우려하는 점으로는 직장 내 경쟁력 약화(여성 34.1%·남성 29.8%), 동료들의 업무 부담(여성 20.7%·남성 21.9%), 제도 사용 기간 소득 감소(여성 16.9%·남성 16.7%) 등이 꼽혔다.
특히 남성은 제도 사용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인식하는 경우(15.8%)가 여성(11.3%)보다 많았다.
전체 응답자 중 82.8%는 '아이를 낳은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나 출산 이후 '개인 시간 부족'을 크게 느낀다고 답했다.
출산 후 12개월까지는 수면·식사·씻는 시간 부족(82.9%), 여가·문화생활 등 나를 위한 시간 부족(86.0%) 등의 응답이 많았다.
영유아 및 초등 자녀 양육 시기에는 여가·문화생활 등 나를 위한 시간 부족(영유아기 85.6%·초등기 83.1%), 아이 돌봄으로 아파도 제대로 쉬어 본 적 없음(영유아기 78.4%·초등기 73.1%) 등이 어려운 점으로 꼽혔다.
대부분의 응답자(영유아기 84.7%·초등기 83.9%)는 영유아 및 초등 자녀가 돌봄기관을 이용해도 양육자가 일하려면 추가 돌봄 조력자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맞벌이 가구의 주요 돌봄 조력자(중복 응답)는 조부모·기타 친족·이웃(영유아기 56.9%·초등기 41.7%)이 가장 많았으며, 초등기의 경우에는 각종 학원(42.7%)의 역할이 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직장 눈치 안 보고 아이 키우기는 가능한가?', '양육자의 일상을 존중하는 돌봄'이란 두 주제로 전문가 토론이 열린다.
재단의 나성은 양성평등정책연구팀장과 조막래 돌봄정책연구팀장을 비롯해 김문정 서남권직장맘지원센터장, 안세연 서울시 일·생활균형지원센터 컨설턴트, 장수정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다.
정연정 재단 대표이사는 "토론회를 통해 양육 스트레스, 자기 돌봄의 한계, 일·생활 균형 어려움 등 양육자가 직면한 현안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 방안이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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