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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강태오, 빛을 발한 10년의 결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강태오 / 사진=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매 작품마다 배울 점을 찾는 배우 강태오에게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내적인 표현을 풍부하게 하는 법을 알려준 작품이다. 리액션이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묵직하게 받쳐주되, 존재감은 드러내지 않고 작품 전체를 아우르려고 했다. 10년 동안 연기자의 길을 묵묵히 걸은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또 성장했다.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연출 유인식)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의 대형 로펌 생존기다. 작품은 전반적인 우영우의 성장을 그리는데, 이와 가장 밀접한 인물이 이준호(강태오)다. 이준호는 법무법인 한바다 송무팀 직원으로 소송에 관해 다양한 업무를 보조한다. 그런 그의 앞에 우영우가 나타나고, 강한 끌림을 느낀다.

강태오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선택한 건, 따뜻한 분위기 때문이었다. 1~4부까지의 대본을 받은 그는 술술 읽히는 대본에 매료됐고, 따뜻함에 또 반했다고. 또 우영우가 시원하게 사건을 해결하면서 반전되는 분위기는 짜릿한 전율로 다가왔다.

"대본을 보면서 이준호와 우영우의 모습이 머릿속으로 잘 그려졌어요. 또 제가 평소에 유인식 감독님을 정말 좋아해요. 이렇게 글로도 잘 표현됐는데, 유 감독님의 연출과 만나면 얼마나 좋게 나올까 싶더라고요."

이준호는 외모부터 인성까지 완벽한 남자다. 훈훈한 외모와 다정한 성격으로 시선을 한 몸에 받지만, 인기를 이용하지 않는 점이 매력이다. 강태오는 이렇게 완벽한 캐릭터를 표현하게 돼 부담스러움이 앞섰다고 털어놨다.

"판타지 같은 인물이잖아요. 감독님께 '부담이 많이 된다'고 말씀드린 적도 있었죠. 그럴수록 테이크를 여러 번 갈 정도로 표현을 세심하게 하려고 했어요. 작은 손길이나 제스처에 따라 느낌이 많다 달라 보이기 때문에 강약 조절은 필수였고요. 사실 촬영 마지막까지도 완벽한 이준호에게 다가가기 힘들었어요."(웃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 / 사진= 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착하고 완벽한 캐릭터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매력적이지만, 한편으로 밋밋해 보일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강태오 역시 이준호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이 지점이 가장 고민됐다고. 고민을 거듭한 그는 억지로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 방향으로 캐릭터를 설정했다.

"캐릭터마다 포지션이 있고, 비치는 게 다르잖아요. 우영우가 있고 권모술수 권민우(주종혁), 봄날의 햇살 최수연(하윤경) 등이 있는데 그 사이를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어요.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이준호의 존재감이 크지 않다고 느끼기도 했고요. 우영우의 주변 인물로 듬직하게 몇 발짝 뒤에서 지켜주는 존재로 표현했죠."

"이준호는 액션보다 리액션이 많은 친구예요. 분량이나 대사도 상대적으로 적어서 찰나의 표정과 호흡으로 이준호의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해야 됐어요. '가능할까?' 싶은 마음이 들었고, 작위적일까 봐 걱정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짧은 순간 여러 가지를 표현하려고 하면 억지스러울 수 있으니까요."

이준호와 우영우의 따뜻한 러브라인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나와 하는 사랑은 힘들다"는 우영우의 대사에서도 표현됐듯, 이준호와 우영우의 사랑은 쉽지 않았다. 강태오는 이준호가 급급해 하지 않고 묵묵히 기다려 주는 방향에 초점을 뒀다.

"이준호는 강요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자신의 감정을 억지로 봐달라고 하는 게 아니죠. '상처가 되지 않는 선에서 뒤에서 차분히 지켜봐 주면, 언젠가 우영우가 날 돌아봐 주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기다려요. 그런데 참는 게 쌓이고 쌓이다가 마지막에 우영우가 이별을 고했을 때 터졌어요. 처음으로 우영우에게 소리치는 장면이에요. 너무 공격적으로 느껴져서 시청자들이 불쾌하거나, 평소 이준호와 다르다고 생각할까 봐 걱정됐어요. 감독님과 상의한 끝에 화내는 감정이 아닌, 답답한 호소력으로 표현하자고 했죠."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후회 없이 선택하는 걸 추구해요. 마음 가는 대로 실천하고 나서 생각하는 스타일이에요. 이준호랑 비슷하면서 다르죠. 이준호는 직진을 하면서 혼란스러워하니까요. 아무래도 자기보다 우영우의 감정을 더 신경 썼기에 이런 반응이 나올 수 있었어요."



치열한 고민 끝에 이준호를 완성한 강태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내적인 갈등을 표현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매 작품에서 배울 점을 찾으려는 강태오에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풍성한 내면의 표현으로 기억될 거다.

"리액션의 연장일 수 있어요. 제가 했던 캐릭터 중에 이준호는 정말 리액션과 내적인 갈등을 많이 표현한 편이죠. 그래서 끝까지 어렵기도 했고요. 만약 제 전작 중에 다시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전 이준호를 선택할 거예요. 작품을 하면서 배운 게 많기 때문에 지금 다시 연기한다면 보다 풍성하게 표현될 것 같아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엄청난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열풍이 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잘 될 거"라는 마음가짐으로 촬영에 임했던 강태오조차 이 정도의 인기는 예상하지 못했다.

"우선 SNS 팔로워 숫자가 많이 늘었어요. 작품 전에는 60만 명 정도였는데, 얼마 전에 200만 명까지 올랐더라고요. 또 주변에서도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친구들은 댓글 반응을 많이 캡처해서 보내주고, 가족들은 말할 것도 없이 좋아했습니다. 아무래도 각박한 생활 속에서 작품의 따뜻함을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또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짜릿하잖아요. 대리만족을 느끼신 것 같아요."(웃음)



작품이 큰 인기를 얻으며 덩달아 강태오가 과거 출연했던 드라마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드라마 '녹두전'에서 '훗날의 인조'라는 자막과 함께 등장한 그의 모습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강태오는 이런 현상을 바라보면서 과거가 뼈와 살이 되고 있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었다.

"과거 영상들이나 작품들이 다시 올라오더라고요. 10년 가까이했던 연기가 헛되지 않았구나 싶어요. 뒤늦게나마 찾아봐 주시는 팬분들에게 감사하고요. 한편으로 흑역사까지 찾아봐 주시는 팬들을 보면서 '앞으로 행동을 똑바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강태오는 엄청난 인기를 뒤로하고 나라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군 입대를 앞둔 그는 아쉽다는 마음 보다 차라리 잘 됐다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남은 시간이나마 새로운 콘텐츠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목표만 갖고 있다고.

"오히려 주변에서 더 아쉬워해요. '잘 됐는데, 더 많은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 게 아니냐'고 말하더라고요. 그런데 생각하기 나름이에요. 안 되고 가는 것보다 잘 돼서 가는 거잖아요. 기분 좋은 마음으로 다녀올 거예요. 군대 갔다 와서 더 철들고 성숙한 모습 보여드릴 테니, 그동안 절 잊지 않아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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