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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가는 러시아인 관광객 못 막는다

비자 발급 간소화 협정만 전면 중단

시간·비용 늘지만 발급은 계속돼

WP "러시아인의 관광은 계속될 듯"

EPA연합뉴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러시아인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 중단 합의에 실패했다. 다만 러시아인에 대한 EU 비자 발급 간소화 협정 적용을 중단해 비자 발급을 어렵게 하기로 했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U는 전날부터 이틀간 체코 프라하에서 가진 외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인에 대한 EU 비자 발급 간소화 협정 적용을 전면 중단에 합의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 대표는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많은 러시아인들이 레저와 쇼핑을 위해 여행하는 것을 보았다"며 "이번 조치로 (EU 비자 발급이) 더 어려워지고 그 과정도 길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신규 방문객의 수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2007년 체결된 러시아인에 대한 EU 비자발급 간소화 협정은 전면 중단된다. EU는 그간 사업가와 정부대표, 외교관 등에 대해서만 이를 정지했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는 러시아 관광객들의 대기 시간과 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휴가는 계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자 발급 과정에 시간이 좀 더 소요되고 비용이 늘어날 뿐 비자 발급 자체가 중단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러시아인의 유럽 관광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6개월을 넘어서는 등 계속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인들이 EU를 자유롭게 여행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나왔다. 이미 체코와 폴란드 등 일부 동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한 상태다. 이날 회담에 앞서 폴란드와 핀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는 공동성명을 통해 EU가 EU에 입국하는 러시아인들의 수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제안하기 전까지는 각 국가 차원에서 임시적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서방에 비자 발급을 중단할 것을 촉구해왔다. 그는 최근 WP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인들이 그들의 철학을 바꿀 때까지 그들만의 세계에서 살게 해야 한다"며 "이것이 푸틴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EU로의 여행은 러시아에 전혀 변화를 일으키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2007년 비자 간소화 이후 러시아는 조지아를 공격했고 우크라이나에 전쟁을 일으켰으며 여러 범죄를 저질렀는데 이것들은 압도적인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 러시아를 변화시키기 위해 러시아 관광객들에게 문을 닫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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