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일부 항만 봉쇄 등의 영향으로 국내 주요 항만의 컨테이터 물동량 목표치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뚫고 다시 회복세를 보이던 컨테이터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자칫 동북아 물류허브로 도약하겠다는 항만들의 전략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올 7월 연간 누계 기준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 같은 기간 197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대)보다 6.9% 감소한 184만TEU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IPA는 올해 목표치를 당초 345만TEU보다 1.9% 줄어든 335만TEU로 수정했다.
IPA는 물동량 회복을 위해 환적화물 유치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신규 항로 유치를 통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과의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해상·항공 복합운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물류비 절감 지원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하지만 글로벌 악재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으면서 고민이 커지고 있다.
김종길 IPA 운영 부사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소비 위축,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당분간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동남아 국가와의 교역을 확대하고 인천항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올해 물동량 목표치 달성을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부산항도 올 7월 말 기준 처리한 누적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 동기 1341만TEU보다 1.8% 감소한 1316만TEU로 나타났다. 수출입화물은 613만TEU로 지난해보다 1.4% 감소했고 환적화물은 703만TEU로 2.2% 줄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과 경제 성장 둔화 등으로 수출입 물동량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이 주요 도시와 항만을 봉쇄하면서 중국 환적 물량이 감소했지만 미국과 일본 등이 물량이 증가하면서 그나마 감소 폭을 줄였다. 앞서 부산항만공사(BPA)는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 목표를 수출입 1060만TEU과 환적화물 1290만TEU 등 지난해보다 3.5% 많은 총 2350만TEU로 제시한 바 있다.
다른 항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광양항은 올 들어 7월까지 115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했다. 전년 동기 119만TEU보다 3.5% 감소했다. 평택항도 같은 기간 53만2787TEU에서 2.7% 감소한 51만8172TEU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주요 항만의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 목표 달성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라며 “신규 항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한편 스마트 물류 서비스를 확대해 비용 절감에 나서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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