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쿠릴열도를 둘러싸고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여온 러시아가 5일(현지 시간) 해당 지역에 대한 일본인 입국비자 면제 혜택을 파기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대러 제재에 적극 참여해온 일본과 쿠릴열도 사이의 자유로운 교류가 차단돼 양국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러시아 외무부는 1990년대에 체결한 쿠릴열도와 일본 간 무비자 방문 관련 협정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과거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에 거주했던 일본 주민과 그 가족들이 고향을 방문할 때 적용되던 비자 면제 조치가 폐기되고 쿠릴열도에 거주하는 러시아 주민들의 무비자 일본 여행 역시 불가능해진다.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는 남쿠릴열도를 일본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삼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3월에 이미 비자 면제 취소를 예고했고 6월에는 일본의 ‘협력 의무 불이행’을 핑계 삼아 쿠릴열도 부근에서 일본 어선의 조업도 금지했다.
이번 조치로 쿠릴열도 4개 섬 반환을 둘러싼 양국 간 평화협정 체결은 더욱 요원해졌다. 이날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합의 취소가) 매우 부당하며 결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러시아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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