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저마다 비용 삭감 및 긴축을 내세웠는데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분위기가 가속화되다 보니 두 달여가 지난 지금 비용 감축 행보는 더욱 바빠지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윤곽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구글은 지난 7월 전직원을 대상으로 '단순화 스프린트(Simplicity Sprint)' 캠페인을 시도했는데요. 지난 달 중순까지 전직원을 대상으로 비용이나 자원 측면에서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았습니다. 이 같은 캠페인의 일환으로 먼저 구글의 노트북 브랜드인 픽셀북 차세대 모델 개발을 취소하고 관련 팀을 재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5월만 해도 구글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를 통해 하드웨어 브랜드인 픽셀 생태계 구축에 힘을 싣기로 했는데 몇 달 만에 분위기가 급변한 것입니다.
연구개발부터 구조조정 중
아무래도 비용 절감에 집중하다 보니 장기간 투자를 요하는 연구개발(R&D) 분야도 비용 삭감 대상이 됐습니다. 구글의 아이디어 인큐베이터 조직인 에리어120의 경우 진행 중인 14개 프로젝트 중에 평가를 통해 절반인 7개 프로젝트를 종료하고 관련 인력을 내년 1월까지 재배치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 때까지도 재배치가 완료되지 않으면 해당 직원들은 계약 종료 통보를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장기 투자에 대해 길게 언급한 바 있는데요. 구글의 인공지능(AI) 분야 연구 최전선에 있는 AI 리서치 팀의 최근 성과로 람다2, 팜, 미네르바 등을 예시로 들며 이같이 언급했습니다.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다 보니 연구개발을 모두 축소하는 건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선택과 집중을 과감히 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 구글의 비용 절감 정책은 계속해서 진행될 것 같은데요. 내년까지 구글의 KPI 지표에 해당하는 OKRS(Objectives and Key Results)를 기존의 3분의 1로 줄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마존, 풀필먼트 부문 과감한 정리
아마존도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비용 감축 공약을 했던 기업인데요. 물류와 풀필먼트 측면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한 바 있습니다. 아무래도 팬데믹 기간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장 크게 확장이 이뤄진 부분인 만큼 경기 국면이 바뀌면서 이 분야 역시 가장 빠르게 손을 대고 있는데요. 이미 미 전역에서 21개 물류창고의 문을 닫았고 21곳의 경우 오픈을 취소했습니다. 또 보류하거나 오픈을 연기한 곳은 27곳에 달합니다. 직원들은 다른 사업장으로 재배치했고요. 일부 직원 역시 해고를 피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메타버스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메타도 현재 스마트워치 개발을 중단하고 다음 모델 출시에 주력하기로 했습니다. 이외에도 메타버스 부문의 여러 프로젝트를 중단한 상황입니다.
팬데믹 기간 기업들이 전례 없이 호황을 맞이하고 이에 따라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던 만큼 이제는 과감히 우선 순위를 정해 성장성이 낮은 부분과 당장 효과를 보기 어려운 신사업의 경우 고삐를 죄고 내실을 다시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이는데요. 이 같은 움직임이 가까운 미래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 지도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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