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내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량 200만 가구 달성을 앞두고 공공임대 품질 제고를 위한 파격적 시도에 나선다. 소형 면적만으로 지어진 기존 공공임대와 달리 주거 선호도 높은 중형 면적을 대거 확보하는 동시에 1인 가구만을 위한 특화동을 처음 도입해 미래 주거모델을 제시한다.
18일 LH에 따르면 장기공공임대 200만 가구 기념 단지는 3기 신도시인 남양주왕숙 S-20블록 일대 4만 2914㎡에 건설된다. 이 단지는 최고 29층, 총 1401가구 규모로, 목표 공사비만 2868억 800만 원에 달한다. 현재 설계 공모를 진행 중이며 내년 6월 사업 승인, 2025년 12월 착공을 거쳐 2027년 입주자 모집을 진행할 예정이다. 입주 목표 시기는 2028년 9월이다.
주목할 점은 전체 물량의 20%를 전용면적 64㎡ 이상 중형 면적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전용 64㎡ 112가구, 전용 74㎡ 112가구, 전용 84㎡ 50가구 등이다. 지금까지 공공임대는 전용 60㎡ 미만으로만 지어지며 수요자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중형 면적을 확보해 자녀를 둔 신혼부부 등도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공임대 최초로 일부 동은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특화 주거동으로 만든다. 해당 동은 전용 24㎡의 단위 세대로 구성하되, 세대별 2㎡ 규모의 면적을 조합해 공유 주방과 세탁실, 라운지 등 공용 공간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각 세대의 주거 공간은 최대한 확보하고 공용 공간을 활용한 입주민 교류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LH는 앞으로 이 같은 특화동의 전용 24㎡타입이 26㎡타입으로 법적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아울러 공공임대의 지속가능한 유지·관리방안으로 ‘타운매니지먼트’ 시스템이 도입된다. 지금까지 공공임대 내 노인복지회관과 어린이집 등 시설은 LH 재원으로 운영됐으나, 앞으로는 입주민들이 단지 내 상가와 가로공간 등 공공 커뮤니티 공간을 활용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다. LH 관계자는 “그동안 지적돼온 공공임대 공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 차원에서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시범 단지로서 효과가 증명한 뒤 다른 사업에 대해서도 설계 적용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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