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지금까지 격추한 러시아 전투기가 최소 55대 이상이라고 폴리티코가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 유럽·아프리카공군 사령관인 제임스 헤커 장군은 이날 항공·우주·사이버 콘퍼런스에서 손실 규모를 밝히며 "현재 전투에서 러시아 전투기와 폭격기가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이 떄문"이라고 설명했다. 헤커 장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산 구형 방공무기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했으며 이로 인해 러시아 지상군이 영토를 점령하고 지키는 데 필요한 공중 지원을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전쟁 초기에 러시아가 빠르게 우크라이나 영공을 장악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우크라이나 공군 전력의 대부분이 살아남았다. 헤커 장군은 전쟁이 7개월 된 현 시점에서 공군 전력의 80%가 유지되고 있다고 추산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더욱 적극적으로 러시아 드론 및 항공기에 맞서기 위해 서방에 러시아제 지대공미사일인 SA-10, SA-11 등의 제공을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미국이 해당 무기를 생산하지 않아 유럽 동맹국들에게 추가 지원 여부가 달려있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특히 독일의 경우 우크라이나가 지속적으로 요청해온 독일제 레오파드 전차 및 첨단 보병 장갑차량 등의 해외 이전을 승인하라는 압력도 받고 있다.
미국 역시 공격성이 높은 무기 지원에 망설이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사거리가 180마일에 달하는 장거리 미사일을 요구하지만, 군사 공격이 러시아 본토까지 미칠 것을 우려해 50마일 사거리의 단거리 미사일만을 지원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설령 미국이 F-16 전투기를 지원하기로 하더라도 훈련 및 군수 등의 문제가 있어 실제 전달까지는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헤커 장군은 "앞으로 전쟁이 수개월 또는 수년간 진행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무장하도록 할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F-16 지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서방의) 자체적인 무기 지원 제한은 러시아군에 더 강하고 빠른 타격을 가하길 원하는 우크라이나 군을 좌절시켰다"고 평가했다. 다만 16일자 폴리티코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 군과 미 국방부 및 방산업체 사이에서 전세를 뒤집기 위한 최첨단 무기 지원 관련 논의가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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