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거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매입임대주택’이 6개월 이상 공실인 경우가 5년 새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매입임대주택 공가(空家) 현황’ 자료에 따르면 6개월 이상 비어 있는 매입임대주택은 올해 들어 6월까지 5229가구에 달했다. 이는 5년 전인 2017년 1822가구의 2.9배 수준이다. 전체 매입임대주택 재고량 중 공가가 차지하는 비중(공가율) 역시 같은 기간 2.2%에서 3.3%로 증가했다.
올해 매입임대 공가 중 47%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경기가 1600가구로 매입임대 공가가 가장 많았고 서울과 인천은 각각 723가구, 126가구로 집계됐다. 공가율은 △충남(8.8%) △부산(5.9%) △세종(5.9%) △충북(5.7%) 순으로 높았다.
매입임대주택은 LH가 도심 내 기존 주택 등을 매입한 후 무주택 청년·신혼부부 등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을 의미한다. 새로 짓는 방식의 건설형 공공임대에 비해 공급 시차가 크지 않아 실수요자에게 빠른 속도로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매입임대 공급에 필요한 재원은 턱없이 부족한 탓에 무주택 실수요자의 눈높이를 충족할 만한 양질의 주택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장기간 빈집으로 방치된 매입임대도 꾸준히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올해 청년 유형 매입임대 지원단가는 서울 기준 2억 5300만 원, 신혼부부Ⅰ(다세대, 연립주택) 신혼부부Ⅱ(아파트 위주)는 각각 2억 5000만 원, 4억 5400만 원에 그쳤다. 이는 서울 내 빌라와 오피스텔 매입도 쉽지 않은 금액이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8월 서울 연립주택과 오피스텔의 평균 매매가격은 3억 4888만 원, 3억 474만 원으로 지원 단가를 웃돌고 있다. 신혼부부Ⅱ 유형의 경우에는 아파트까지 공급 가능한데,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 7879만 원이다.
홍 의원은 “건설임대주택에 이어 매입임대주택까지 지원단가가 현실과 동떨어져 양질의 주택 매입이 사실상 어렵다”며, “ 과거 주택가격 급등 시기에도 공가가 발생했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에 부응하지 못해 외면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매입임대주택 지원단가를 매년 주택유형별로 선별해서 상향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며 “전체 유형을 시세에 맞게 반영하는 지원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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