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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석의 巨野, 국정·개혁과제 '몽니'…2년 전 反기업법 폭주 재연되나

['마이웨이' 巨野 벽에 막힌 尹정부]

"법인세 인하는 오너만 배불리기"

'경제 3법'·중대재해법 제정 등

2020년처럼 입법 독주 우려 커져

여야 "민생" 외치지만 '동상이몽'

연금·노동개혁 논의도 지지부진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마치고 자리에 앉고 있다. 성형주 기자




2020년 총선 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선출된 이낙연 대표는 첫 정기국회를 맞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검찰 개혁), 국가정보원법(정보기관 개혁), 경찰법(경찰 개혁) 등의 권력기관 개혁,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등 ‘경제 3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을 약속했다. 당시만 해도 중소기업 등 경제인들이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중도층 등의 우려가 컸던 만큼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합리적 대안과 절충점을 모색하기보다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현실화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각종 꼼수와 편법이 난무한 결과 경제 3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등은 줄줄이 통과됐다. 원내 1당인 민주당의 위력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정권이 교체되면서 여야의 위치가 바뀐 지금의 의회는 권력을 쥔 민주당의 입법 독주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재명 의원이 대표로 선출된 뒤 그 같은 우려감은 특히 커졌다. 지도부가 앞장서서 공공연하게 당원 중심주의를 내세우는 등 강성 지지층의 입김은 2년이 지난 현재 더욱 강화됐다. 현재 지지층들의 가장 큰 요구는 원내 1당으로서의 존재감 회복과 민생·개혁 법안 통과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제어해달라는 요구가 어느 때보다 크다. 정부 여당의 핵심 과제 통과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갖는 배경이다.

‘민생 법안 처리’도 만만찮은 모습이다. 여야 모두 한목소리로 민생을 외치고 있지만 그 내용은 사뭇 다르다. 정부 여당은 재정 건전성 확보와 민간투자 활성화 등을 통한 경제구조 개혁을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힘은 법인세·부동산세 등 세제개편과 함께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꼽은 연금·교육·노동 3대 구조 개혁 과제를 중심으로 입법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 키워드로는 ‘약자·민생·미래’를, 이를 위한 100대 입법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기초연금 상향’ 등 정부 재정 투입이 요구되는 7대 법안을 중점 과제로 꼽고 ‘민생·복지’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양당은 주요 입법 과제에 이견을 보이는 등 이미 정기국회에서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법인세·종합부동산세 인하도 주요 입법 과제로 삼고 있다. 기업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인하하고 민생 회복을 위해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특별공제 기준 완화 등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정부 여당의 세제개편안에 대해 “초부자 감세”라며 통과를 반드시 막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대선 기간에 접점을 찾은 것으로 여겨졌던 부동산 세제의 경우도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완화에는 합의했지만 특별공제 기준 논의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특히 민주당은 법인세 인하는 “기업 오너의 배 불리기”라며 결사 항전까지 예고했다.

양극화·노령화 등 장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연금 개혁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연금특위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특위위원장을 지낸 경험 때문에 내가 그 자리를 맡았는데, 가급적 시간을 아껴서라도 같이 하려는 입장”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연금특위는 아직 제대로 된 전체회의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노동 개혁 등의 분야에서도 동상이몽을 하는 분위기다. 여당은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등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오히려 한 술 더 떠 노조의 파업 행위를 보장하는 ‘노란봉투법’을 들고 나오는 등 공방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극한 대치를 피하려면 여당은 소수 의석의 현실을 인정해 야당을 존중하고, 야당은 중도층 등을 겨냥해 합리적 정책에는 협조하는 방식으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야당이 당장의 강성 지지층 등을 겨냥해 입법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국가의 미래는 물론이고 지지율 반등에도 별다른 기여를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대표적으로 민주당이 지지층의 요구를 수용해 강행 처리한 중대재해처벌법의 경우 벌써 부작용이 곳곳에서 나타나는 모습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 100일을 맞아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81.3%는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의무 사항을 잘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50.6%였고 35.1%는 의무 사항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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