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CVN-76)가 5년 만에 부산에 입항해 ‘물 샐 틈 없는’ 한미 동맹의 연합 대비 태세를 과시했다. 북한의 핵위협이 고도화되고 있지만 이번 항모강습단 방한으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 방위 공약이 철저히 지켜질 것임을 재확인했다.
미 해군의 마이클 도널리 제 5항모강습단장(준장)은 23일 레이건호 및 미사일 순양함 챌슬러스빌(CG62),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DDG 52)과 함께 부산항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같은 강습단 소속의 이지스 구축함 벤포드함(DDG-65)도 이날 방한했는데 입항지는 부산이 아니라 진해 해군 기지였다.
레이건호 함장인 골드 해머 대령에 따르면 레이건호가 부산항에 입항한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며 방한한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항모강습단은 이달 말 동해에서 해상 연합훈련을 벌일 예정이다. 해당 훈련에는 6000톤급 핵추진 잠수함 아나폴리스함(SSN-760)도 동참한다.
제5함모전단의 구성은 작전 지역 및 임무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번에 동행한 순양함 1척과 이지스 구축함 2척이 동행한 것은 해상 기반 미사일방어체계를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당 전단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는 최근 전술핵 선제공격 위협을 법제화한 북한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긴 제스처로 풀이된다.
이날 함상에서 기자회견을 연 도널리 단장은 “안녕하십니까”라고 한국어로 첫 인사를 전했다. 이어서 “한국 해군과 우리는 물 샐 틈 없는 관계를 갖고 있다”며 “한미 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동맹”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혈맹의 역사를 갖고 있고 공동의 가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위한 명확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레이건호의 대한민국 부산 방문이 ‘동맹에 대한 미국의 분명한 이해와 약속’을 명확히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철 해군작전사령부 소속 해양작전본부장은 답사에서 “한미 동맹은 지난 70여 년간 대한민국과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펼쳐왔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이번 항모강습단 방문을 통해 양국 해군의 우호 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한편 레이건호는 2003년 취역한 10만 톤급 규모의 초대형 함정이며 이번에 4900여 명의 승조원들을 태우고 방한했다. 주요 함재기로 첨단 전자전기로 불리는 EA-18G그라울러, 매의 눈으로 불리는 E-2D 조기경보기, 강력한 폭장량을 자랑하는 F/A-18 슈퍼호넷 등을 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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