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차기 총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조르자 멜로니(45)가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으로 소개됐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테른’은 최신호 표지에 멜로니의 사진을 싣고 이처럼 설명했다.
슈테른은 표지의 부제에 ‘포스트 (극우) 파시스트인 멜로니는 푸틴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이탈리아 총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적었다.
슈테른은 특집 기사에서 “이는 유럽에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이탈리아는 오는 25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멜로니가 이끄는 극우 정당 ‘이탈리아의 형제들(Fdl)’이 주축인 보수 우파 연합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전 마지막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Fdl은 25.1%의 득표율로 정당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Fdl은 멜로니가 창당을 주도한 정당으로 이탈리아사회운동(MSI)에 뿌리를 둔 극우 정당으로 분류된다. MSI는 무솔리니의 추종자들이 1946년 설립한 정당이라 일각에선 멜로니가 파시즘의 계승자 이른바 ‘네오 파시스트’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정치에 입문한 이후 멜로니는 성소수자, 이민노동자, 난민 이슈 등에 대해서 극단적인 언사를 이어왔다.
이 흐름대로 멜로니가 집권에 성공한다면 파시즘을 주도한 베니토 무솔리니 이후 이탈리아에서 최초로 극우 지도자가 나오게 되는 셈이다. 전세계 언론이 이탈리아 정치에 우려를 표하는 이유다.
이뿐 아니라 Fdl과 더불어 우파 연합을 구성하는 동맹(Lega), 전진이탈리아(FI)의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Fdl이 1당을 차지하고, Fdl이 포함된 우파 연합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탈리아는 내각책임제를 채택하고 있어, 총선에서 의회 과반을 달성한 정당 연합이 내각을 구성하게 돼 있다.
따라서 보수 우파 연합이 조기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석권하면 멜로니가 이탈리아 정치사에서 첫 여성 총리에 오르게 된다.
멜로니는 유럽에서 대표적인 친푸틴·친러시아 인사로 분류된다.
이날 주이탈리아 러시아 대사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살비니 상원의원,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등 이탈리아 정치인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탈리아 조기총선을 기점으로 러시아와의 친분이 있는 정치인들을 부각하여 여론 반전을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슈테른은 “멜로니는 자신을 기독교인이자 현대적이고 무해한 사람인 것처럼 소개하지만 선거를 치른 뒤에는 다를 것”이라며 “그는 이탈리아를 권위주의 국가로 바꾸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살비니 상원의원,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 대해서도 “둘 다 크렘린궁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은 그들을 통해 처음으로 서유럽 정부와 동맹을 맺을 수 있고, 이는 유럽연합(EU)의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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