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에 모든 영양소를 담은 완전식품을 찾는 이들에게 김치를 적극 추천합니다. 특히 김치는 건강 키워드인 ‘비건(채식)’, 유산균, 유전자조작 농산물을 사용하지 않은 식재료(NON-GMO)를 모두 만족시키는 데다 밀가루 대신 찹쌀가루가 들어가 ‘글루텐 프리’까지 충족시키죠.”
세계김치연구소가 올해 처음으로 선정한 글로벌 김치 앰배서더인 마틴 뤠니(사진) 캐나다 서스캐처원대 교수는 29일 서울경제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건강·발효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김치의 인기가 계속될 수 있도록 연구 논문 발표를 비롯해 학술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김치를 알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중국이 김치를 ‘차오파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김치와 차오파이는 전혀 다른 음식”이라며 “김치는 고춧가루·파·마늘·무 등을 섞어 만든 양념에 배추를 섞어 발효시켜 만든 발효 식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등 주변국의 검증되지 않은 김치가 지배하게 되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전 세계인이 ‘한국이 원산지’라고 말할 수 있도록 한국 김치 가공 산업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고 제품 특화를 통해 수출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뤠니 교수가 김치와 한식의 맛을 알게 된 것은 캐나다 한식당에서 맛본 ‘묵은지감자탕’ 때문이다. 그는 “감자탕을 먹고 김치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며 “서스캐처원은 겨울이 길고 혹독해 감자탕이 매우 인기 있는 한국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BTS를 비롯해 ‘오징어 게임’ 등 K콘텐츠와 ‘먹방’ 덕에 K푸드가 인기를 얻으면서 김치는 단시간에 캐나다 시장에 안착했다. 그러나 그는 이같이 김치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비결은 한류 팬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그는 “먹방 등으로 인한 K푸드의 인기, 매운맛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한다”며 “‘김치=건강’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뤠니 교수는 김치가 서양 음식과도 매우 잘 어울리는 유연한 음식인 데다 다이어트와 기력에 도움을 주는 완벽한 음식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매운맛을 내는 고춧가루에 함유된 캡사이신은 젊은 여성들의 다이어트에 좋고 마늘은 남성들에게 기력과 활력을 불어넣는다”며 “김치의 항산화, 비만 및 지질 억제, 대장 건강 증진 및 대장암 예방 기능, 면역 기능 개선, 아토피 및 알레르기 감소 등의 효과가 보고된 만큼 김치는 웰빙 식품으로 검증이 된 음식”이라고 강조했다.
유산균 역시 김치의 특별함을 더하는 요소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김치에 함유된 유산균은 세계 유일의 식물 유산균으로 김치 자체가 영양의 보고”라며 “동물성 식품으로 만든 식물성 유산균인 요거트 유산균과는 비교 불가다. 이러한 차이는 궁극적으로 유산균의 생존으로 이어지며 요구르트 유산균에 비해 김치 유산균이 장까지 생존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김치 수출을 늘리기 위해 캐나다 유기농 인증을 획득하는 게 필수라고 조언했다. 그는 “가공 제품의 경우 유기농 함량이 95% 이상이어야 하며 캐나다 식품검사청(CFIA)에서 정한 캐나다 유기농 기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한국에서 수입되는 대부분의 김치의 경우 수입 후 유통 과정에서 발효가 계속돼 국물이 넘치거나 제품 표면에 흰 막이 생기는 경우 매장에서 교환 요청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신선도가 기본인 식품 시장에서 이러한 문제는 브랜드뿐 아니라 공급자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유통기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나서 한국 김치를 현지 시장에 더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냉장 보관되지 않고 유통기한이 길어서 전 세계적으로 팔리고 있는 양배추를 원료로 한 독일의 대표적인 발효 식품인 ‘사워크라우트’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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