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수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차별화 모델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진료가 정식으로 제도권에 편입될 때까지 이 같은 상황이 펼쳐지겠죠. 앞으로는 고객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봅니다.”
김성현 블루앤트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고객 가치’를 강조했다. 단기적 수익성에 연연하기보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고민할 때 경쟁력을 갖고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올라케어가 서비스 제공자인 의사·약사들과 상호 호혜적 관계를 구축하고 서비스 이용자들과의 관계를 다지는 데 유독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사그라들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종료되면서 비대면 진료에 관한 수요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설상가상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시장마저 얼어붙었다. 수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은 물론 개인 건강 기록 관리, 건강검진, 건강 기능 식품에 이르기까지 의료·건강 분야를 아우르는 이른바 ‘헬스케어 슈퍼 애플리케이션’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렇다 할 차별점은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김 대표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가 시즌2에 접어든 만큼 다음 단계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사용자가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데 최종 목표를 두고 하나하나 실험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일제히 ‘닥터’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다른 플랫폼들과 달리 ‘올라케어’라는 브랜드명을 고집한 것도 병·의원과의 연결로 사업 영역을 국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올라케어는 지난해 8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출시 7개월 만에 다운로드 수 100만 건을 돌파하며 단숨에 리딩 기업으로 성장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올라코디가 환자의 진료 이력과 진료 과목, 원하는 진료 시간 등을 분석해 최적화된 의사를 실시간으로 추천하는 시스템으로 대기시간을 최소화했다. 또 진료의 시공간 제약을 없애기 위해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플랫폼 운영 시간을 대폭 확대했다. 당일 진료를 받지 못한 이용자들을 위해 선보인 ‘진료 예약’ 서비스와 전담 배송 서비스도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서비스 혁신이 가능했던 가장 큰 배경은 사용자 중심에서 비대면 진료를 바라봤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병원·약국이 가까운데 왜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냐고 묻는 건 지극히 공급자 중심의 관점”이라며 “사용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인들은 바쁘다. 만성질환이 있어도, 집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병원이 있어도 근무시간이 일정하지 못해서 혹은 바쁜 업무에 쫓겨 참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매년 만성질환자들이 증가하는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김 대표는 “올라케어의 주 이용자인 20~30대 관점에서 볼 때 비대면 진료가 이런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정공법으로 승부수를 띄우다 보면 대내적 환경과 무관하게 고객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고객에게 더 나은 라이프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데이터 탐색에 매진하고 있다. 당뇨·혈압 환자 건강 관리 플랫폼 ‘송아리당뇨’에 이어 KB손해보험의 자회사인 KB헬스케어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만성질환 분야 서비스 저변을 넓혀나가는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여러 플랫폼과 연계해 빅테이터 기반의 전문적인 의학 콘텐츠를 제공하고 평상시 생활 습관까지 개선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요즘 김 대표가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Better Me’다. 김 대표는 “더 좋은 내가 되게 만드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직원들 스스로도 하루하루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서 고객 가치와 함께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힘줘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