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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초청작 늘고 홍보부스 즐비…OTT 위상이 달라졌다

◆부산국제영화제서 9편 공개

넷플릭스·디즈니+·티빙·왓챠 등

영화의 전당 일대 홍보부스로 가득

공식 후원사 웨이브는 이벤트 열어

"BIFF·영화계 시선 달라진 영향"

미이케 다카시(왼쪽 두번째) 감독이 7일 부산 해운대구 그랜드조선부산에서 열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커넥트'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스트리밍되는 작품으로도 영화제에 초청돼서 갈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했는데, 부산국제영화제에 올 수 있음에 기뻤습니다. OTT의 작품을 포함하더라도 영화제에서 상영하고 관객과 만난다는 형태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는 점도 알게 됐습니다”

글로벌 OTT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커넥트’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일본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7일 부산 그랜드조선부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커넥트’는 그의 첫 한국 작업이면서 처음 연출한 OTT 시리즈물이다. 칸·베니스 영화제 등에도 종종 초청되는 장르영화 거장의 이러한 발언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OTT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국내외 OTT들은 아직 공개하지 않은 오리지널 시리즈의 일부 회차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경쟁적으로 선보이며, 일부 업체는 주요 지점에 홍보 부스도 차리며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 광장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의 홍보 부스가 마련돼 있다. 웨이브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공식 후원사다. 연합뉴스


부산국제영화제가 OTT 시리즈물 등을 상영하는 ‘온 스크린’을 통해 올해 선보이는 작품은 총 9편이다. 상영작은 넷플릭스 '글리치' '썸바디', 디즈니+ '커넥트' '피의 저주', 웨이브 '약한영웅 Class 1', 왓챠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티빙 '욘더' '몸값', 플랫폼 미정인 ‘킹덤 엑소더스’다. 작년에 뜨거운 반응을 얻은 섹션이라 편수를 늘렸다는 설명이다. 이들 작품은 영화제 초반 공개 행사들마다 팬들을 몰고 다니며 지난해 ‘지옥’ ‘마이 네임’ 등이 화제성을 가져갔던 상황을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주말 상영 회차는 대부분 매진사례를 기록했으며, ‘몸값’의 경우 추가 회차를 마련하기도 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KNN타워 내 한 카페에 마련된 넷플릭스 사랑방에서 방문객들이 전시된 사진들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제 내 OTT의 위상을 좀 더 체감할 수 있는 곳은 행사의 중심지인 영화의전당 일대다. 국내외 영화 투자배급사들의 홍보 부스가 전혀 없는 반면, OTT 업체들의 부스가 그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 가장 행보가 적극적인 곳은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 웨이브다. 공식 후원사들만 부스를 차릴 수 있는 영화의전당 광장에 '과몰입 다이빙 풀' 콘셉트로 부스를 차려 체험형 콘텐츠, 포토존 등을 마련하고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넷플릭스는 관객들의 주요 동선에 위치한 영화의전당 맞은편의 한 카페를 빌렸다. 그간 소개했던 시리즈물과 영화는 물론 ‘글리치’ ‘썸바디’ 등 이번 영화제 초청작들의 갤러리와 함께 즉석으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티빙은 영화의전당 건너편 뮤지엄원에 작품들의 이벤트 부스를 만들었다. 부스 안팎에서 찍은 인증사진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유하면 티빙을 하루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스페셜티켓을 증정한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뮤지엄원에 마련된 티빙 홍보 부스에서 방문객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OTT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건 OTT를 바라보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영화계의 달라진 시선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기자회견 당시 “영화란 무엇인가, 시리즈물도 영화로 볼 수 있는지 등은 핵심 화두”라며 “우리의 입장은 ‘개방’이다. 가능하면 영화의 범위를 넓게 봐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웨이브의 관계자는 “영화제에서도 OTT의 시리즈와 영화가 다수 선보이게 되면서 영화와 시리즈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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