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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동안 독감 안 걸렸는데? '이런 사람'은 백신 꼭 맞아야 [헬시타임]

3년 만의 독감 유행주의보…트윈데믹 현실화

마스크 벗으며 방역 수칙 느슨해진 것이 주원인

정부가 만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독감(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 지원을 시작한 12일 강원 춘천시 한국건강관리협회 강원도지부에서 어르신들이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갑작스럽게 찾아온 가을 추위로 계절독감(인플루엔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아침 기온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0도 안팎에 머무르며 11월 초를 방불케 했다. 실제 일교차가 큰 날씨가 이어지면서 독감 환자 증가세는 심상치 않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9월 마지막 주 독감 의심 환자는 1000명당 7.1명으로 직전 주 4.9명 대비 44.9% 늘었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16일 3년 만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하고, 지난주부터 만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시작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독감 유행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면서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 독감은 감기보다 증상이 심할 뿐 아니라 폐렴 등 합병증 위험도 높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독감의 특성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 독감은 독한 감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단순 감기와 달라


일반인들 중에서는 독감을 단순히 '독한 감기'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독감과 감기는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 100여 가지의 바이러스가 감기의 원인이라면, 독감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 때문에 발생한다. 기침, 인후통, 객담 등 호흡기 증상은 비슷할지 모르나 인플루엔자는 갑작스러운 고열과 전신 근육통, 쇠약감 등 전신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독감의 경우 예방백신이 있지만 감기는 예방접종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주된 차이다.

최 교수는 “코로나19가 한창일 당시에는 모두 마스크를 항상 쓰고 다니는 데다 손을 자주 씻고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등 개인 방역이 철저해 독감 환자가 적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마스크를 예전만큼 잘 쓰지 않는 등 방역 단계가 낮아진 점이 최근 독감 환자가 증가한 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WHO, ‘4가 백신’ 권장…9~11월 접종이 가장 효과적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독감 환자가 거의 없었던 만큼 '굳이 예방접종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접종을 미루려는 이들을 쉽게 보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실외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어 독감 감염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올해는 반드시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크게 A, B, C, D형 4가지 종류로 나뉜다. 올해 독감 국가예방접종에 사용되는 백신 종류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4가 백신이다. ‘4가’는 주로 유행하는 A형 2종, B형 2종 등 총 4가지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백신을 의미한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국가예방접종 사업 대상으로 포함되어 연말까지 지정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기왕이면 9월~11월 사이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독감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다.



◇ 매년 접종이 독감 예방에 최선…폐렴 백신 함께 맞으면 효과 ↑


독감은 감기보다는 증상도 더 심하고 심한 합병증도 잘 생긴다.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기관지가 손상되고, 그로 인해 세균감염이 일어나 ‘세균성 폐렴’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당뇨병, 심장병, 기관지천식, 만성 기관지염 등의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 △기저질환이 없더라도 65세가 넘은 사람 면역력이 떨어지는 병이 있는 사람 △면역력 저하자 또는 관련 질환을 가진 사람과 자주 접촉하는 간병인과 가족 등에게는 매년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권고된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천웅 교수. 사진 제공=강동경희대병원


폐렴과 독감은 증상 뿐 아니라 감염 경로도 비슷하다. 폐렴은 독감의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이므로 독감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을 함께 접종하는 것이 좋다. 실제 독감과 폐렴 백신을 동시 접종했을 때 폐렴으로 인한 입원율과 사망률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외에서 다수 발표된 바 있다. 최 교수는 "65세 이상 연령에서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평생 1회만 받아도 심각한 합병증을 50~80%까지 예방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합병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만큼 두 백신을 함께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백신 맞으면 안심? 100% 예방은 어려워…개인 방역 필수


물론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무조건 독감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방심하지 말고 평소 개인위생을 지키면서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최 교수는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통해 독감이 예방되는 것은 맞지만 백신만으로 100% 예방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백신접종과 함께 자주 손을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휴지나 옷깃으로 입을 가리는 등 평소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는 한편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체력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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