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종북 주사파는 협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윤 대통령 주재 오찬 간담회에 참여한 복수의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진보도 좋고 좌파도 다 좋다. 그러나 종북 주사파는 진보도 아니고 좌파도 아니다. 반자유·반국가·반헌법세력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윤 대통령이 좌우를 가리지 않는 협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자유·인권 등 보편 가치를 배척하는 세력과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한 원외당협위원장은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들은 같이 할 수 없으니까 우리가 끝까지 척결해야 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종북 주사파’와 표현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민주당과 같은 대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원외당협위원장들을 “동지들”이라고 부르며 소통과 단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다른 당협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당-정부-대통령실 삼위일체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조만간 저녁에 편안하게 소주 한잔하면서 깊이 있는 대화를 하자'고도 말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식사를 마치고 30~40분을 할애해 간담회에 참석한 모든 원외당협위원장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사진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참석자들은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고도 한다. 한 경기권 원외당협위원장은 “선거가 끝나고 아무런 격려의 자리가 없었던 건 문제”라며 “대통령께서도 이렇게 소통의 자리를 만드는데 당 지도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느냐는 발언도 있었다”고 전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어떤 이야기를 했느냐’는 질문에 “굉장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오찬을 잘 마쳤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원외당협위원장들을 초청해서 격려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우리 국민께서 새 정부를 만들어 주셨는데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당정이 하나된 힘으로 국민만 보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입장문을 내고 윤 대통령의 ‘종북 주사파’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세력과는 타협할 수 없다는 의미로, ‘국가 보위’가 첫 번째 책무인 대통령으로서 기본적 원칙을 언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헌법정신을 공유하고 있다면 그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며 “헌법정신과 대통령의 책무를 강조한 발언을 두고 정치적으로 왜곡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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