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며 수도권에서도 신축 분양가가 매매가보다 높은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대구 등 지방의 일부 지역에서 시작된 분양가·매매가 ‘역전 현상’이 수도권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1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3.3㎡(평)당 분양가는 2567만 원으로 10월 기준 평당 매매가(2477만 원)보다 90만 원 높다. 실제로 올해 1월 분양한 ‘더샵 송도아크베이’ 전용면적 84㎡의 분양가(최고가 기준)는 8억 원으로 인근에 위치한 대단지 ‘송도SK뷰’ 같은 면적의 당시 가장 최근 거래액인 10억 원(16층)보다 2억 원 낮았지만 1일에는 7억 4000만 원(33층)에 팔리며 분양가를 밑돌았다.
끝도 없이 떨어지는 송도 집값에 구축 아파트 매매 가격보다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높게 형성되면서 이 지역 청약 시장 역시 급랭했다. 7월에 분양한 ‘송도 하늘채 아이비원’의 평당 분양가는 2400만 원대로 8월 거래된 인근 단지 ‘인천송도힐스테이트3단지’의 평당 매매 가격(1860만 원)보다 많이 비쌌다. 결국 이 단지는 1순위 청약 69가구 모집에 154가구가 지원하며 경쟁률이 2.2대 1에 그쳤다. 이후 미계약 물량이 대거 나와 ‘무순위 청약’으로 넘어갔지만 아직 다 팔리지 않은 상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국적으로 집값이 떨어지고 있지만 공사비·인건비 등 외부적 요인으로 분양가는 당분간 하락하기 어려운 상황”며 “예전처럼 저렴한 분양 단지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미분양 우려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송도보다 집값 하락세가 먼저 시작된 대구에서는 분양권 가격이 분양가보다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물건이 등장했다. 대구시 중구 태평로3가의 ‘대구역 경남센트로팰리스’ 전용면적 84㎡는 2019년 5월 분양 당시 5억 3900만 원에 공급됐지만 현재 최저 호가가 이보다 1억 원 낮은 4억 365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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