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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없어요"…외국인 유학생 늘면서 '원룸 대란'

대면수업 재개로 대학가 수요 급증

고금리에 월세 찾는 직장인까지

수도권 가격지수 10년來 최고 상승

전월세 수요자가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안내문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면 수업 재개와 함께 외국인 유학생 유입이 급격히 늘면서 서울 대학가의 원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세대출 금리 부담에 월세를 찾는 이들의 수요까지 몰리면서 원룸 월세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의 대학가에서는 ‘원룸 구하기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정 모(25) 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원룸이 남아돌아 집주인들이 급하게 보증금 없이 단기로 방을 내놓거나 월세를 5만~10만 원 깎아주는 식이었는데 올해 갑자기 학생들이 몰리면서 원룸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가 됐다”고 말했다.

대학이 밀집한 마포구 신촌의 한 공인중개업소 사장은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비싼 곳은 5만~10만 원까지 월세를 올려 받는 곳도 있다”면서 “코로나19 동안 상황이 어려웠다가 갑자기 수요가 폭발하니 보상 심리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대면으로 강의를 진행하던 대학들은 단계적으로 대면 수업을 늘리다가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대면 수업으로 전환했다. 아울러 외국인 유학생들의 유입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많아지면서 대란급 원룸 구하기가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올해 16만 6892명으로 지난해 15만 2281명보다 1만 5000명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8년 14만 2205명, 2019년 16만 165명보다도 늘어난 수치다.

고금리에 전세대출 부담이 커진 점도 월세 상승 압박을 부추기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 모(29) 씨는 “졸업하고 나서 대출을 받아 전세로 옮기려고 계획했는데 금리가 크게 올라 그러지 못했다”면서 “서울 시내 오피스텔이나 원룸들도 가격이 크게 올라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학가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동작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권 모(30) 씨는 “집값이 크게 뛰어 매매는 꿈도 못 꾸게 됐는데 이제는 전세마저 어려워져 막막하다”면서 “언제까지 월세살이를 하게 될까 하는 두려움도 생겼다”고 말했다.

대면 수업 재개, 외국인 학생 유입, 고금리 3중고로 수도권의 월세 가격은 올 들어 연일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월별 월세가격지수는(2016년=100 기준) 올 1~2월 101대를 기록하다가 3~5월 102대로 올라선 뒤 6월부터 103대로 뛰어올랐다. 수도권 월세가격지수는 2019년 말부터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이다가 지난해 말부터 오름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달은 103.9를 기록했는데 최근 10년 동안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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