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가 어두운 동굴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먹이도 찾는 것은 초음파를 통한 반향위치측정 능력 때문이다. 박쥐가 내는 초음파의 강도는 140dB(데시벨)이 넘는다. 다행히 인간은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없다. 1m 정도 떨어져 누군가 소리를 지르는 게 80dB 정도인 데 박쥐가 얼마나 큰 소리를 내면서 날아다니는지 짐작이 간다.
신간 ‘은밀하고 거대한 감각의 세계’는 동물들이 지닌 놀라운 감각과 그 역할, 작동방식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청각과 시각, 촉각, 후각 그리고 인간은 절대 느낄 수 없는 전기감각과 자기감각을 가진 동물들의 이야기다. 박쥐와 비슷하게 초음파로 대화하는 생쥐, 4m 떨어진 나무 위에서도 서로의 진동을 알아채는 거미, 은하수 빛으로 길을 찾는 쇠똥구리 등이 그 주인공이다.
물론 동물의 감각 세계에 대한 이해는 최신 과학기술의 산물이다. 인간이 동물의 생태학과 행동학, 신경과학을 이해하면서 이들 감각의 신비에 조금씩 접근하게 됐다.
그리고 인류가 유발한 기후변화와 환경파괴가 이들 감각에 얼마나 큰 피해와 스트레스를 초래하고 있는지도 알게 됐다. 저자는 “우리는 책임감을 갖고 지구상 모든 생명을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1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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