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의 명화에 수프를 끼얹은 영국 기후 운동가들이 이번에는 찰스 3세 국왕의 밀랍 인형에 초콜릿케이크를 투척했다.
24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은 영국 정부에 신규 석유·가스 프로젝트 허가 중단을 촉구하는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운동가들은 이날 오전 런던 마담투소 박물관에서 이 같은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마담투소 박물관에는 유명인사의 모습을 조각한 실물 크기 밀랍 인형이 전시됐다.
이 단체 이름이 쓰인 티셔츠를 입은 두 명은 찰스 3세 부부와 윌리엄 왕세자, 케이트 왕세자빈 등 영국 왕실 가족들이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의 작품 앞에 서서 찰스 3세 밀랍 인형 얼굴에 케이크를 짓이겼다. 이들은 "우리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 우리 모두의 유산인 이 푸르고 쾌적한 땅을 보호하기 위해 여기에 서 있다"고 밝혔다.
런던 경찰청도 트위터를 통해 이 사건을 확인하면서 "재물손괴 혐의로 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최근 각국에서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정부의 대응을 촉구하는 활동가들이 거장들의 걸작에 음식물을 뿌리거나 접착제로 손을 붙이는 등 퍼포먼스를 잇달아 벌이고 있다.
'저스트 스톱 오일'은 최근에는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명화 '해바라기'에 토마토수프를 끼얹었다.
이 단체는 이달 내내 영국 총리실이 있는 다우닝가 10번지 인근에서 가두시위를 계속해 왔다.
이들은 이날 케이크 투척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지난 3주간 시위에서 경찰 체포가 574건 있었다"며 "4월 1일 캠페인을 시작한 이후 ;저스트 스톱 오일' 지지자들은 1880차례 체포됐고 7명은 아직 수감 중"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는 하루의 이벤트가 아니며 범죄를 저지르는 정부와 대량살상 프로젝트에 대한 저항 행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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