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일 유승민 전 의원이 제기한 ‘이상민 파면론’에 대해 “지금 내놓기 적절하지 않은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지금은 책임 추궁보다 추모와 사태 수습에 주력해야 할 때라는 이유에서다.
성 정책위의장은 이날 한 라디오(CBS) 방송에 출연해 “(유 전 의원이) 지금 왜 이 문제를 거론하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은 모든 국력을 집중해 빨리 이 사태를 마무리하고 수습하는 것이 먼저”라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밤잠 자지 못하며 일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다만 성 정책위의장은 ‘경찰을 사전에 배치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는 이 장관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는 데에는 공감했다. 그는 “이런 경우는 누구에게 책임이 있고 누구는 없다는 식으로 따질 수 없다”며 “국민들이 트라우마에 빠져 있고 슬픔을 주체할 수 없는 유족도 있으니 논리적 접근을 할 때가 아니라 위로부터 할 때”라고 꼬집었다. 성 정책위의장은 “국가의 책임이라는 것은 직간접적으로 모든 것을 다 수용하고 책임진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전날 유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는 왜 존재하느냐. 이태원 참사는 반드시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정부 책임론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 정부든 지자체든 경찰이든 사전에 대비했어야 했다”며 “경찰을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는 이 장관부터 당장 파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의원은 “전쟁이 난 것도 아니고 건물이 무너진 것도 아닌데 아무런 책임이 없을 수는 없다”며 “며칠 애도하고 수습만 하고 지나가면 또 다른 재앙이 가디리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권 정치인이 공개적으로 장관 파면을 거론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유 전 의원은 이날도 헌법 34조 6항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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