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화를 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의 지원에 대한 감사 인사를 생략하고 무기를 요구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불쾌감을 느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NBC방송은 10월 31일(현지시간)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6월 진행된 바이든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통화에서 이같은 일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10억 달러(약 1조 4200억 원)어치 군사 지원을 승인했다는 말을 하고 있었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말을 끊고 추가적으로 필요한 무기를 나열했다.
우크라이나 측의 태도에 화가 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국민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상당히 관대했고, 우리의 행정부와 미군 역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열심히 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불만은 이미 수 주 전부터 누적된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하기보다는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춰 왔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는 상황인 터라 바이든 대통령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해석이다. 미국은 2월 이후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 179억 달러 규모의 안보 지원을 실시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미국이 무기 지원에 대해 느리게 움직인다는 불만이 있었지만, 이날 통화 이후 미국과 충돌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통화 직후 미국에 감사 의사를 표하는 동영상을 게재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도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약속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내며 두 정상 간의 불협화음은 큰 문제 없이 봉합됐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측은 보도 내용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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