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노동조합 2곳이 10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윤석열 정부의 국립대병원 인력 감축 등에 반발해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 조합원들이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10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에 따르면 의료연대 서울지부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갖고 1차 파업에 돌입한다. 서울대병원 노조에 소속된 조합원 3900여 명이 참가 대상이다. 노조는 필수유지 업무를 준수하는 가운데 병동, 원무, 진단검사, 영상촬영, 채혈, 급식, 환자이송, 시설, 환경 미화, 예약센터 소속 노동자를 중심으로 파업을 진행한다고 예고했다.
앞서 서울대병원분회는 지난 8월 17일부터 교섭을 시작해 현재까지 15차례 이상 사측과 교섭을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감염병 종합대책 수립, 의사 성과급제 폐지, 영리자회사 축소, 어린이 무상의료, 환자 정보 보호, 기후위기 대응책 마련 등 의료공공성 강화를 요구조건으로 내세웠다. 그 밖에 간호사, 의료기사, 간호보조인력, 시설직, 환자안전직 등 필수인력 충원과 야간근무자 노동시간 단축, 저임금 직종 처우개선, 장애인 일자리 개선 등 노동조건 향상도 요구하고 있다.
조합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사측이은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과 기획재정부의 인력 통제, 공공기관 경영평가 총인건비 통제를 이유로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오히려 인력 감축과 유급휴일 축소 방안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많은 희생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정부와 사측이 병원 노동자들을 축소와 탄압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게 조합 측의 입장이다.
서울대병원분회는 입장문을 통해 "의료공공성을 저해하는 경영평가와 가짜 혁신안을 폐기하고, 서울대병원이 공공병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병원인력충원과 처우개선을 위한 투쟁에 나선다"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공공의료노동자로서 물러서지 않고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하루 1차 파업에 돌입한 뒤 교섭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파업을 결정할 방침이다.
또한 의료연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총파업총력투쟁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7개 조정신청 사업장 중 미타결 사업장인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이 파업에 동참하고 그 외 사업장은 대의원대회 등으로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연대는 '의료민영화 저지', '노동개악 저지', '인력감축 저지'를 이번 총파업의 구호로 내걸었다.
의료연대는 보건복지부 뿐 아니라 교육부와 기획재정부도 병원 인력 부족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를 향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의료연대는 "국립대병원 인력 부족의 원인은 교육부에 있고 기재부가 핵심"이라며 "정원을 통제해 인력 충원을 가로막고 있으며 정부의 정원불승인으로 인해 노사합의한 인력마저 충원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해결을 위한 노사정협의체 구성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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