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축구선수 권익보호단체가 손흥민(토트넘)의 부상 사례를 들며 겨울에 치러지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의 살인적 일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영국 BBC는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다음 주 발표할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 일부를 입수해 12일(한국시간) 공개했다. 보고서는 추춘제로 진행되는 유럽 축구의 오프 시즌인 여름에 열리던 월드컵이 이번에는 카타르의 무더위 탓에 11월 20일 개막하게 되면서 많은 선수가 살인적인 경기 일정에 시달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월드컵 개막 6일 전까지 선수들이 소속팀을 위해 뛰고 이후 대표팀에 합류하도록 했다. 월드컵 앞뒤로 어느 정도 쉴 시간이 주어졌던 예년보다 선수들이 힘들 수밖에 없다.
FIFpro는 "선수들이 지속 불가능한 업무량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 부하가 심하게 걸려 경력이 끝날지도 모를 위기에 놓였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손흥민의 부상을 중심 사례로 제시했다. 손흥민은 지난 10월 한 달간 여러 차례 주중 경기까지 소화하면서 그라운드에서 600분을 뛰었다. 또 지난 시즌부터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공식 대회부터 A대표팀 소집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지금까지 14만6000㎞를 이동했다.
선수 건강 리듬에 악영향을 주는 시차 적응도 문제다.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 표준 시간대부터 한국 시간대까지, 손흥민이 지난 시즌부터 건넌 시간대 수를 모두 더하면 132개나 된다.
FIFpro는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의 마르세유와 경기 중 안와 골절상을 입어 월드컵 출전이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고 전했다.
요나스 베어호프만 FIFpro 사무총장은 "많은 선수가 (살인적 일정에 대해) 비판하고 있으며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라커룸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선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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