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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만나 '악연' 풀까

백악관 "G20서 정식회담 계획 없어"

'추가회담 가능성'에 대한 여지 남겨

7월 사우디 찾아 원유 증산 요청에도

감산 결정으로 美 망신…갈등 재점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도착해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와 주먹 악수를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동할 계획이 현재로선 없다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1일(현지시간) 밝혔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만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지는 않는 듯한 뉘앙스를 풍겨 회동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고유가를 잡기 위해 직접 사우디까지 날아가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석유 증산을 요청했지만 왕세자는 이후 오히려 감산을 결정해 바이든에게 망신을 준 바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을 태우고 아시아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와의 만남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정식 회담'(sit-down meeting)을 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는 1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G20에 참석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설리번 보좌관은 "오는 것으로는 아는데, 확실하게는 모르겠다. 사우디 정부에 확인해보라"고 에둘러 답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G20 때) 다른 양자 회담을 하게 될 것 같다. 그곳에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설리번 보좌관은 "발리에서 이틀간 일정이 진행되면서 추가 (양자) 회담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여 여지를 남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무함마드 왕세자를 지목하면서 대립해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가 치솟고 살인적인 인플레로 국내 지지율도 추락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 자존심을 내려놓고 사우디를 방문해 무함마드 왕세자를 만났지만 아무 성과 없이 빈손으로 귀국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증산은커녕 다음 달 산유국 협의체 'OPEC 플러스'(OPEC+) 회의에서 대규모 감산을 주도하며 미국의 분노를 샀다. 하지만 최근 이란의 사우디 침공설이 대두했을 때 미국은 중동에 전략폭격기를 전개하는 등 이란에 경고를 날리면서 사우디 편에 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동안 경색됐던 미국과 사우디 관계가 새로운 모멘텀을 맞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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