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신규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발표가 다음달로 다가오면서 일찌감치 사업을 추진해온 주요 지자체들이 산단 지정을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국가산단 지정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15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경북도는 지난달 경주소형모듈원자로(SMR), 울진원자력수소, 안동생명그린밸리 등 3개 국가산단 지정을 위한 제안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뒤 본격적인 유치전에 나섰다.
이 중 경주SMR국가산단은 원전산업 수출 경쟁력 확대와 차세대 원전기술 확보를 위해 경북도가 지정 1순위로 역량을 집중하는 산단이다. 경주시 문무대왕면 일원에 150만㎡ 규모로 조성되는 SMR국가산단을 통해 원전 기자재 수출, 핵심 기자재 국산화, SMR 독자 모델 개발 등을 추진해 원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원전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울진원자력수소국가산단은 국내 최대 원전 집적지인 울진에 157만㎡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친환경 수소로 꼽히는 그린수소의 생산·저장·운반·활용으로 이어지는 수소산업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에너지 안보 기반을 마련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등 울진을 수소산업의 메카의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안동생명그린밸리 국가산단은 코로나19를 거치며 국내 백신산업 중심지로 부상한 안동 풍산읍 일원에 132만㎡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백신 전주기 지원 및 백신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헴프(대마)를 활용한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으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광주시도 미래자동차국가산단 조성을 위한 제안서를 지난달 국토부에 제출하고 본격적인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내년부터 2030년까지 광주 빛그린산단 인근에 330만㎡ 규모의 미래차 전용 산단을 국가산단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미래 모빌리티 선도도시 구축과 연계해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 전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기지를 만든다는 것이 골자다. 광주시는 미래차산단이 국가산단으로 지정되면 지역경제의 48%를 차지하는 자동차산업의 발전과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 기아자동차 광주공장과 광주글로벌모터스의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남 천안시는 전남 함평으로 이전하게 될 성환종축장 부지를 첨단 국가산단으로 조성해 국내 대기업과 글로벌 미래 성장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천안시는 앞서 첨단 국가산단 지정 연구용역과 대기업 유치를 위한 투자 조사 등을 추진하는 한편 지난달 신규 국가산단 사업제안서를 충남도를 통해 국토부에 제출했다.
대구시는 329만㎡ 규모의 대구국가스마트기술산업단지 지정을 위한 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다. 대구시는 이곳에 미래차와 로봇 등 대구가 집중 육성 중인 미래 모빌리티 관련 업종을 중점 유치하는 한편 국가산단 지정을 대구를 첨단 미래 산업의 전진기지로 육성하기 위한 분수령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한편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은 다음달 2일까지 국가산단 후보지에 대한 현장실사를 진행한다. 이어 다음달 9일 종합평가를 진행한 뒤 12월 말 국가산단 최종 후보지를 발표한다. 현재 19개 후보지가 최종 선정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의 한 관계자는 “신규 국가산단으로 지정되면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비수도권 지역의 균형 발전의 이끄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부의 정책 방향에 부합하되 과학기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의 의견도 중요한 만큼 정부와 정치권 등을 통해 적극적인 설득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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