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 도발을 억제하지 못할 경우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및 육군, 혹은 해병대를 추가 배치하고, B-1B전략폭격기를 배치할 수도 있다는 전직 미국 고위당국자들의 전망이 나왔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 부담을 갖고 북한의 도발 억제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4일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면 미국이 ‘군사·안보적 현시(現示, presence)’를 할 수 있다는 미국 백악관의 최근 입장에 대한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분석을 전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한반도 사드 추가 배치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울러 북한이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 시작하면 미국이 B-1B 전략폭격기 등을 한국에 재배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와 더불어 미국이 한국, 일본과 대비태세에 대한 논의를 상당히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미국의 군사적 압박을 받으면 중국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게 와일더 전 보좌관의 견해다. 동북아시아 내 군사적 긴장 고조는 중국에게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도 북한의 미사일-핵 역량 개발 지속시 미국은 중국이 원하지 않는 사드 추가 배치 등 미사일방어 강화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이모어 전 보좌관은 한미일의 해상탄도미사일방어 체계 강화 및 연합군사훈련 증대, 한·일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전개 빈도 증가 등을 역내 미군 현시 강화 방안으로 꼽았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항공모함, 전략폭격기를 비롯한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자주, 길게 이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일시적인 미 육군 및 해병대 추가 배치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미 백악관은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이 책임있게 행동하도록 독려하는 데 모든 국제사회 구성원들이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다만 이에 대한 시 주석의 공식적인 언급은 확인되지 않고 있어서 중국이 아직은 북한 압박에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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