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특별수사본부가 18일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총경)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고발 건은 전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통보했다. 특수본은 고발과는 별개로 이 장관이 참사와 관련한 법적 책임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오전 10시에 박 구청장, 오후 4시에 류 총경을 소환했다. 참사 관련 피의자로는 용산경찰서 정보과장 이후 두 번째 소환이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 기간 사고 예방 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 등으로 이달 7일 입건됐다. 류 총경은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당직 근무를 하면서 근무 장소인 112치안종합상황실을 이탈해 직무유기 혐의로 같은 날 입건됐다. 류 총경은 참사 발생 사실을 1시간 24분 늦게 인지했고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도 참사 이튿날 0시 1분 처음으로 보고했다.
류 총경은 압수 수색 집행 당시 개인 휴대폰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인 휴대폰을 업무용 휴대폰으로 착신 전환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류 총경의 개인 휴대폰 통화 내역을 분석해 9월 이후 사용 흔적이 없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수본은 “상황실 CCTV, 직원 진술 등을 통해 근무지 이탈 사실을 확인해 직무유기 혐의가 객관적으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직무유기·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고발해 피의자 신분으로 자동 입건됐다. 특수본은 전날 고발 건을 공수처에 통보했다. 특수본은 이와 별개로 참사와 관련해 행안부와 이 장관의 법적 책임 있는지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특수본은 전날 중앙재난안전상황실 등 행안부 사무실 12곳을 압수 수색했다. 이 장관의 집무실은 제외된 것에 대해 “그동안의 수사 사항, 필요성 등을 종합해 압수 수색 대상을 선정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특수본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도 입건해 근무 감독자로서의 역할과 사고 발생 후 대응 단계 발령 등 응급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참사와 관련해 입건된 인물은 8명이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최 서장은 21일 소환될 예정이다. 특수본은 불법 증축 혐의를 받는 해밀톤호텔 대표도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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