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책임자였던 이임재(53) 전 용산경찰서장(총경)을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이 전 서장은 이날 오전 8시 45분께 특수본 조사실이 있는 서울경찰청 마포수사청사에 출석했다.
이 전 서장은 취재진 앞에서 "다시 한번 경찰서장으로서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평생 죄인의 심정으로 살겠다"며 머리를 숙였다.
참사 현장에 늦게 도착한 이유와 기동대 요청 여부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부분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을 사실대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하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 전 서장은 핼러윈 기간 인파사고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고 참사가 발생한 지 50분 뒤에야 현장에 도착해 늑장 대응한 혐의를 받고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직무유기 등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이번 소환조사의 관건은 이 전 서장이 핼러윈 기간 전 서울경찰청에 경비기동대 투입을 요청했으나 인력 부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 여부다.
이 전 서장은 지난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련 부서에 핼러윈 축제와 관련해 가장 효율적인 경비기동대를 요청하라고 지시했고, 직원이 서울청 주무 부서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수사 결과 이 전 서장의 국회 증언이 사실로 확인되면 서울청 경비라인과 김광호 서울청장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발언이 거짓일 경우 이 전 서장은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
한편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역시 피의자 신분으로 특수본에 출석했다. 최 서장은 이날 오전 9시40분께 특수본이 있는 서울청 마포청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 "일단 조사에 응하겠다"라고 말하며 말을 아꼈다.
최 서장은 참사 전후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에 따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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