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언급된 입건 전 조사(내사) 보고서를 언론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관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을 구형받았다. 앞서 검찰은 1심에서도 송 씨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2일 서울 동부지법 형사항소1-2부(부장판사 김동현)의 심리로 열린 경찰관 송 모(32) 씨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1심 결과에 대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송 씨는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가 2013년 작성한 내사 보고서를 2019년 10월 22일, 같은 해 12월 5일 2차례에 걸쳐 뉴스타파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1심 재판부는 지난 4월 송 씨에게 “경찰공무원의 본분을 져버려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결과적으로 공익에 기여했다”며 징역 4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선고유예는 범죄 혐의가 경미한 피고인에게 법원이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유예기간 동안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다.
송 씨는 이날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했다. 송 씨 측 변호인은 법정에서 “자료를 계기로 기자들의 취재가 이어져 왔다”며 “언론에 의한 공직자 검증이 목적이었을 뿐이지, 자료 자체가 보도되는 것까지 의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 공무원의 지위 남용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고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도이치모터스 주식 의혹) 사건이 재수사된 점을 참작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송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변동 및 일일거래내역, 거래량, 거래대금, 제보자의 진술 등이 담긴 내사 보고서 편집본 가운데 4쪽을 촬영해 뉴스타파 등 언론사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타파는 2020년 2월 17일 도이치모터스 주식 관련 의혹 보도를 통해 주가 상승 과정에서 차익을 본 주주 중 한 명으로 김 여사를 지목했다. 이 과정에서 송 씨에게 넘겨받은 내사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송 씨는 1심 선고 직후 서울경찰청 징계위원회에서 중징계인 강등 처분을 받은 후 대기발령 처분을 받았다. 송 씨의 선고는 다음 달 8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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