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어스태드가 쓴 ‘동물들처럼’은 노화라는 생물학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다룬다. 책은 조류학자 조지 더넷이 각각 23세와 58세에 동일한 북방 풀머갈매기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시작한다. 더넷은 몸집이 더 불고 머리도 희끗해졌다. 반면 북방 풀러갈매기는 여전히 1년에 새끼를 한 마리씩 낳고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다닌다. 고령의 나이에도 육체적 건강과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주머니쥐는 대부분 2년도 안 돼 죽는다. 몸집이 같은 집고양이가 10~15년을 사는 것과 대비된다.
왜 어떤 종은 빨리 늙는데 비슷해 보이는 다른 종은 늦게 늙을까. 저자는 비밀을 캐낼 수 있다면 인간의 건강 수명을 늘리면서도 150세까지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코끼리는 체중이 사람의 50~100배지만 인간보다 암에 덜 걸린다. 종양억제유전자인 ‘TP53’가 세포 DNA가 손상을 입으면 세포 분열을 일시 중단시켜 복구할 시간을 벌어주기 때문이다. 복구가 불가능한 세포는 자살하도록 만들어 다른 세포를 보호한다. 또 저자는 산소가 부족한 땅 속에서 30년 이상 살아가는 벌거숭이두더쥐, 알츠하이머 치료의 열쇠가 될 수 있는 수명 500년의 아크티카 조개 등 다양한 동물의 장수 이유도 소개한다. 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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