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와 기차, 자동차의 시대를 넘어 모빌리티가 이동의 미래로 떠오릅니다. 정부가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차 등을 상용화하겠다고 공언한 시점도 수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만, 이 기술은 여전히 낯설고 손에 잘 잡히지 않습니다. 일상에 필요한 모든 것이 짜먹기 간편한 스틱으로 나오는 요즘입니다. 기사들을 쓰고 읽으며 들었던 호기심에 대해 한 통만큼 취재한 다음, 한 스틱에 잘 담아내보겠습니다.
옛 ‘타다 모델’에 해당하는 ‘타입1’ 업계가 택시 승차난 대책이 나온 후 새로운 국면을 맞는 모습입니다. 신규 업체가 사업자 신청을 앞두고 있다고 하네요. 이 업계에 처음 진입했던 3개 업체(레인포컴퍼니, 파파모빌리티, 코액터스) 구도에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 타입1 시장은 그간 국토교통부가 택시 업계를 의식한 탓에 정체돼 있었던 영역이기도 합니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처음으로 사업자와 운행 차량 수가 늘면서 몸집을 키우게 됩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타입1 운송 사업을 하겠다는 문의가 지난 달 초 택시 승차난 대책이 나온 이후 눈에 띄게 많아졌다고 합니다. 타입1이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여객자동차플랫폼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운송업 유형을 뜻하는데요, 택시 면허 없이도 여객 사업을 할 수 있단 점이 차이입니다. 서비스 형태로 구분하면 택시 사업에 비해 보다 다양한 유형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특징입니다. 국토부 관계자에게 들어 보니 승차난 대책이 발표된 후 여러 사업자들이 신청이라든지 신청을 위한 사전 검토를 요청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고 하네요. 사업 계획을 구체화한 최소 한두개 이상 업체가 국토부에 신청서를 넣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1년 전과 온도 차…국토부가 컨설팅까지?
이러한 문의가 급증하자 국토부도 일종의 컨설팅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 부처에서 컨설팅이라니 좀 낯선 느낌이 드는데요, 타입1 사업의 경우 사업 계획이 기존 택시 서비스와 중복되지 않아야 해 이 부분과 관련해 정부의 사전 협의가 선행되면 시행착오가 적어집니다.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 VCNC 등 이름 높은 모빌리티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타입 2·3에 비해 타입1은 그간 대중의 주목을 끌지 못했던 탓에 정보도 적고요. 기존 타입1 서비스들이 차별화를 위해 주로 기업간 거래(B2B) 사업이나 교통 약자 등을 위한 서비스 등에 치중해 일반인들로서도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국토부가 팔을 걷어 부쳐 컨설팅까지 나서는 모습은 타입1 사업 출범 초기 모습과 대비적이라는 인상이 듭니다. 이 시장은 그간 일명 ‘타다법’ 제정 이후 줄곧 위축돼왔던 타입1 시장은, 국토부가 꾸준히 택시 업계의 반발을 의식해 관련 시장 활성화에 소극적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관련 사업의 시장 잠재력도 주목 받지 못한 채 대부분 투자자, 사업가들의 시선은 타입2·3을 향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타입1에 해당하는 3개 사업자들은 지난해 총 1000대를 운영하겠다고 국토부 신청했지만 허가가 난 건 절반도 안되는 420대에 그쳤어요.
택시로만 심야 택시난 해결 한계…연말연시 등판 가능할까
하지만 최근 기존 택시 업계만으로 심야 시간대 택시 유효 공급을 늘리는데 한계를 맞은 게 아니냐는 생각과 함께 국면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됩니다. 지난달 초 국토부가 심야 택시 승차난 완화 대책을 마련하며 타입1 사업자들에도 손을 내밀었고, 그러면서 이 분야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관심도 높아진 것입니다. 국토부는 현재 타입1 유형을 포함한 플랫폼 사업에 대응해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연구 용역을 발주하기도 했습니다. 그간 타입1 사업에 새로 진출하려는 사람이 잘 없다보니 신규 사업자들에 대한 평가, 기존 사업자들의 증차 요구에 대한 판단 기준 등이 거의 없다시피 했던 것입니다. 타입1 사업 허가에 앞서 기존 서비스와의 차별성 등을 평가해야 하는 만큼, 사업 계획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한층 구체화하고, 심의 업무 지원 강화 방향 등 제도 개선 사항을 발굴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신청 사업자에 대한 인가가 연내에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겨우 한달쯤 남았으니 쉽지 않아 보입니다. 타입1에 손짓을 보낸 것을 분명하지만 국토부는 우선 기존 택시를 중심으로 승차난 사태를 해결하려는데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국민적 불만이 워낙 큰 사안이니까요. 본격 연말연시 시즌에 월드컵까지 겹치면서 택시 승차난에 대한 불만이 터질 여지는 충분합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타입1을 활성화한다는 기조가 있는 건 맞지만 우선은 차량 대수가 많은 택시를 통해 승차난부터 잡는 게 우선”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타입1 업계는 대체로 연내에 심의가 이뤄지길 바라는 눈치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연말연시 이동 수요가 높아지는 시기에 앞서 서비스를 확대하고 연말에는 증차 및 사업자 인가가 이뤄지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겠죠. 일반 시민들과의 접점도 크게 높일 수 있는 때인 만큼 홍보 효과를 노리기도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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