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시 소방당국에 구조요청을 했던 119 신고자 두 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신고 시간이 각각 참사 당일인 29일 오후 10시 42분, 11시 1분경이었던 만큼 소방당국이 ‘골든타임’을 허비했다는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태원 참사 원인을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30일 언론 백브리핑에서 "(참사 당일 첫 신고가 접수된) 오후 10시 15분 이후에 계속적으로 사망자를 줄이거나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본다"며 "오후 10시 15분 이후에 구조 활동이 계속 진행됐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방당국의 구조활동이 적절했는지 수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수본은 또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 현장 책임자였던 이임재(53) 전 용산경찰서장이 사고를 인지한 시각을 허위로 진술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특수본 관계자는 30일 브리핑에서 "참사 당일 용산경찰서의 112 무전기록을 보면 이 전 서장이 당일 오후 11시 이전에 참사 상황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용산경찰서 112 무전 기록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36분 "이태원(으로) 동원 가용사항, 형사1팀부터 여타 교통경찰관까지 전부 보내라"고 지시한 바 있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이 당일 오후 10시 32분 송병주 당시 용산서 112상황실장으로부터 참사 발생 사실을 전화로 보고받았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송병주 실장과 송은영 이태원역장이 통화한 사실도 확인했다.
앞서 경찰이 이태원역장에게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고 밝힌 오후 9시 38분보다 6분 앞서 같은 요청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특수본은 참사가 발생한 골목길 옆 호텔을 불법 증축해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는 해밀톤호텔 이모(75) 대표이사를 이번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해밀톤호텔 본관 주변에 불법 구조물을 세우고 도로를 허가 없이 점용한 혐의(건축법·도로법 위반)를 받는다.
해밀톤호텔은 불법 구조물을 철거하라는 용산구청의 통보에도 2014년 이후 5억 원이 넘는 이행강제금을 내며 철거를 미뤄 유착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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