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발의를 강행하자 국민의힘에서 반발이 터져나왔다. 예산안을 합의처리한 뒤 국정조사에 돌입하기로 합의했는데 진상규명을 하기도 전에 책임부터 물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절규와 국민들의 공분을 이용해 정쟁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국정조사의 목적이 사고의 원인과 진상을 규명하는 것 아니냐”며 “진상규명을 하기도 전에 이 장관을 해임하면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해임건의안 발의는 국정조사를 제 입맛대로 하겠다는 일방통행 선전포고와 다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30일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민주당 의원 전원 명의로 발의했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상임위원회 심의 절차 없이 발의 직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바로 보고된다. 해임건의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72시간 내 다시 본회의를 열어 무기명 투표를 해야한다. 투표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해당 해임건의안은 폐기된다. 민주당은 국회 의석 다수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예정대로 1·2일 연속으로 본회의가 열릴 경우 1일 해임건의안이 보고되고 2일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거부할 경우 탄핵 소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일 본회의를 열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주 워내대표는 “현재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이 없다”며 “본회의를 열어야 할 이유와 명분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 대내외 경제 상황이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발 민주당이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해임건의안을 뒤로 미루고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머리를 맞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역시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 합의는 여야가 어렵게 뜻을 모은 것”이라며 “그런데 시작도 전부터 해임건의안부터 꺼내는 것 보니 재발방지와 진상규명 의지가 있기는 한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언제까지 다수당의 횡포를 이어갈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의원은 “참사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를 당장 멈춰달라”며 “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밀어붙인다면 합의 파기는 민주당이 하는 것이고 그 책임도 오롯이 민주당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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