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를 대상으로 합동 조사에 나서는 가운데 불법행위 적발 시 징역 등의 처벌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재건축추진위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의 단지 통과를 놓고 시공 우선협상자인 현대건설 및 국토교통부와 갈등을 빚는 가운데 조사가 진행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1일 국토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양 기관은 강남구·한국부동산원·변호사·회계사 등으로 합동 점검반을 구성해 이달 7일부터 16일까지 은마 재건축추진위와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한 행정조사를 진행한다. 합동점검반은 재건축 사업 추진을 위한 용역 계약, 회계 처리, 정보공개 등 운영 실태와 장기수선충당금 집행 등 업무 처리 전반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쟁점은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 등 공금을 추진위에서 편법으로 사용했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진위는 지난달 12일부터 서울 용산구 소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GTX 관통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 버스 대절비, 참가비(5만 원) 등을 위해 장기수선충당금을 편법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동주택관리법상 장기수선충당금을 법정 용도 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형법으로도 업무상 횡령 또는 배임 혐의 등을 적용해 10년 이하 징역 등에 처해질 수 있다고 법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추진위의 GTX 반대 집회를 두고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 현상’의 전형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GTX 공사는 검증받은 안전한 공법으로 진행되는 데도 불구하고 우회 노선안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023년 착공, 2028년 개통을 목표로 한 GTX-C 사업이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최근 은마아파트 주민들과 만나 “하루에 30만 명이 이용해야 하는 GTX를 과연 누가 무슨 자격과 권리로 막는단 말이냐”며 “막연한 불안감을 확산시키며 국가 사업을 방해하고 선동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추진위 관계자는 “집회 참가비를 받은 주민은 단 한 명도 없고 버스 대절 비용은 추진위원들이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며 공금 유용 의혹을 부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