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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끝나나…일본은행 위원 “정책점검 필요”

타무라 나오키 "물가 깜짝 상승할 가능성"

블룸버그 "BOJ 위원 점검 주장은 작년 3월 이후 처음"

내년 4월 구로다 총재 임기 맞물리며

통화정책 선회 가능성↑

150엔 넘던 엔달러 환율, 135엔대로 뚝

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BOJ) 본점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심의위원이 현재의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적정한지 검검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세계 주요국 중 중국과 함께 거의 유일하게 돈을 풀던 BOJ가 돈 줄을 조이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할지 주목되며 엔화 약세(엔저) 기조도 막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타무라 나오키 BOJ 위원은 최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BOJ가 정책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며 "이를 단행할 시점은 곧 오거나 아주 조금 후에 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통화정책 프레임워크와 물가 목표 등에 대한 점검을 적시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BOJ가 지난해 3월 정책점검을 한 뒤 심의 위원이 정책점검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과거에는 정책점검 결과가 종종 실제 정책 조정으로 연결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BOJ는 2016년 정책점검을 한 후 수익률곡선 조정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정책점검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책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타무라 위원은 "나는 어떤 선입견도 갖고 있지 않다"며 "평가 결과에 따라 우리는 완화적 통화정책의 출구로 향할 수도 있고 정책 프레임워크 조정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으며 계속해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재임 때부터 완화적 통화정책을 심화해 엔화 약세를 이끈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내년 4월 임기 만료로 퇴임한다는 점에서 BOJ가 긴축으로의 정책 방향을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사쿠라이 마코토 전 BOJ 정책위원회 심의위원은 지난달 "구로다 총재 퇴임 이후 BOJ가 정책평가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고 카메다 세이사쿠 전 BOJ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구로다 총재 퇴임 이후 금리 인상보다는 섬세한 정책 변화나 정책 평가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구로다 총재 하의 BOJ는 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이 고질적인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보고 관련 징후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계속해서 돈을 풀어왔다. 올 들어 물가가 꿈틀대 미국이나 유럽처럼 통화긴축을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하지만 구로다 총재는 “미국이나 일본은 물가 상승률이 8%가 넘기 때문에 긴축을 하는 것이므로 일본에 같은 대응을 촉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일본의 10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전년 대비)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물가가 낮지 않은 상황이다. 타무라 위원은 "앞으로 물가가 깜짝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임금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타무라 위원은 "BOJ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바꾸기로 결정한다면 시장 움직임에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채권 시장의 기능과 낮은 유동성 등을 감안할 때 전례없던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BOJ의 통화긴축 가능성에 엔화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0월 달러당 150엔을 넘었던 엔달러 환율은 최근 135엔대로 하락(달러 대비 엔화 강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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