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콘텐츠가 글로벌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플랫폼이다. 지역과 시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OTT를 타고 글로벌 시청자와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싱가포르에 모인 외신들은 자국에서 한국 콘텐츠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콘텐츠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각종 OTT 사는 한국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사장은 "한국 콘텐츠는 신규 관객 유입으로 이어져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특히 '빅마우스', '사운드트랙 #1', '인더숲: 우정여행'은 공개 첫 주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콘텐츠 톱(TOP) 3에 이름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한국 콘텐츠를 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에 모인 각국 외신 기자들도 OTT를 타고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향후 계속될 거라고 내다봤다. 태국의 매체 투데이의 왓반 구나웡 기자는 "다양한 OTT 사들이 한국 콘텐츠에 대해 홍보를 정말 많이 한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홍보가 많이 이뤄진다"며 "모든 미디어에서 한국 콘텐츠를 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했다.
할리우드 리포터 아시아 지역 선임 패트릭 브리즈키는 "디즈니에서도 한국 콘텐츠를 최고의 퍼포먼스라고 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편"이라며 "20년 전부터 한국 영화의 수준이 높다는 건 영화계에서 익히 알고 있던 거다. 스트리밍이 덕분에 시리즈물도 미국 시청자들에게 익숙해져 몇 년 동안 인기가 더 많아졌다"고 평했다. 이어 "미디어에서만 하는 얘기가 아니라, 실제 깊숙이 들어와 있다. 신드롬급 인기를 끈 '오징어 게임'뿐 아니라 '지옥' 같은 콘텐츠도 있기가 많다"고 덧붙였다.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 왓반 구나웡은 "품질이 매우 높고, 문화적인 연결이 돋보인다"며 "보통 콘텐츠가 하나의 장르로 이뤄졌다면 한국 콘텐츠는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어서 보는 재미를 더한다. 또 여러 가지 이야기가 한 데 모여 있는 점도 높이 산다"고 말했다. 패트릭 브리즈키는 "할리우드 형식의 강렬함에 한국적인 이야기가 더해진 게 잘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본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한 외신 기자는 "'겨울연가'부터 시작된 한류가 지금 한국 콘텐츠 인기로 이어졌다. 그때 어른들이 '겨울연가'를 좋아했고, 이를 보고 자란 어린이들에게 한국 콘텐츠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된 것"이라며 "그 아이들이 이제 어른이 돼 더 활발하게 소비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는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태국 KORSERIES의 곤가몬 리라왓차라굴 기자는 "콘텐츠와 문화는 떼려야 뗄 수 없다. 방콕에서 '이태원 클라쓰'가 방송되자 고추장은 매진됐고, 소주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210%가 급증했다. 또 한국 배우들을 보면서 한국 화장품과 패션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는 추세"라며 "또 OST의 관심이 케이팝 가수의 관심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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